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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악기 연주를 통해서도 퍼질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19일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기침, 재채기, 대화, 노래 부르기뿐 아니라 관악기, 특히 금관악기 연주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입자를 퍼트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앞서 2021년에도 노래를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 배출량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발표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노래와 악기 연주 등 다양한 공연예술 활동에 따라 바이러스가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립자 상태인 에어로졸 입자로 어느 정도 방출되는지 알아봤다.
연구팀은 12~63세 지원자 81명을 대상으로 바순, 클라리넷, 플루트, 프렌치호른, 오보에, 피콜로, 색소폰, 트롬본, 트럼펫 그리고 튜바 등 관악기를 연주할 때 배출되는 에어로졸을 측정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0.25~35.1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크기 에어로졸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금관악기는 목관악기에 비해 평균적으로 191% 더 많은 에어로졸을 생성했다. 또 금관악기에서 배출된 에어로졸 입자는 연구팀이 이전에 가수가 노래하면서 배출했던 에어로졸의 가장 높은 수치보다 약 4배나 더 높았다.
금관악기는 크게 연주할수록 에어로졸 배출도 늘어났지만, 목관악기는 이와 무관했다. 금관악기는 소리가 1데시벨(dBA) 증가할 때마다 에어로졸 배출이 28% 증가했다.
연구팀은 나이에 따른 에어로졸 배출 차이는 없었지만, 성별 차이는 있었다고 밝혔다. 남성이 여성보다 폐 크기와 용량이 크다 보니 에어로졸 배출이 약 70% 더 많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악기에 벨커버를 씌워 연주시 에어로졸 입자 배출이 줄어드는지 확인했다. 벨커버는 주로 관악기 끝에 덧씌울 수 있는 천으로 원래는 악기에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해주는 도구다.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비말(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분석 결과, 벨커버를 사용한 트롬본, 튜바, 트럼펫 등에서 에어로졸 배출이 평균 53~73% 감소했다. 다만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큰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데이터에 따르면 마스크와 벨커버는 입이나 악기에서 나오는 에어로졸 입자를 절반에서 75%까지 줄인다. 에어로졸 분출을 더 잘 막지 못하는 이유는 얼굴에 꼭 끼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도구들은 N95(KF94) 수준으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악기용으로 N95용 벨커버를 만들 수 있다면 금관악기에서 에어로졸 배출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목관악기는 (벨커버가 있는) 소리 배출구에 도달하기 이전에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너무 많다. 트럼펫처럼 단일 출구로 공기가 나가는 악기는 벨커버 같은 보호조치로 에어로졸 제어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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