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전 대표 사태 후 재건 중인 메리츠자산운용이 매각설에 휩싸였다./사진=뉴스1
메리츠금융그룹이 계열사 메리츠자산운용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이 최근 유럽계 자본 한 곳에 메리츠운용 지분 51%와 경영권을 넘기는 내용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메리츠금융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설이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을 이끌던 존 리 전 대표가 차명 투자 의혹으로 사임하는 등 투자자 신뢰를 잃은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에도 7억2000만원 규모의 직원 횡령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존 리 전 대표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동학개미 멘토' 등으로 불리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하지만 지난 6월 존 리 전 대표는 아내 명의로 친구가 운영하는 부동산 관련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 업체에 투자하고 해당 업체를 메리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 편입시킨 것이 알려져 차명 투자 의혹을 받았다.

존 리 전 대표는 해당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소명했으며 투자 대상 업체가 법상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현재 금감원은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제재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설이 다소 의외라는 얘기도 나온다. 존 리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등에서 인사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동진 메리츠금융지주 경영지원실장을 메리츠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세워 사태 수습에 나섰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그룹측은 이번 매각설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매각 등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자산운용의 역량 강화를 위해 모든 방향과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올 상반기 메리츠자산운용은 영업 손실이 급증하며 약 12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기준 메리츠자산운용 영업손실은 28억229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45억7095만원과 비교해 큰 손실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