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롤론티스가 미국 33개 암센터에서 암 치료 정책과 임상 방향에 대한 표준으로 인정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롤론티스(왼쪽)와 한미약품 평택바이오플랜트. /사진=한미약품
국산 신약으로 여섯 번째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뚫은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가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MCCN)의 치료 옵션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롤론티스를 지난 10월 미국 전역에 출시한 가운데 상업화에 긍정적인 신호탄을 쏜 것이다.

8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NCCN은 암 환자 치료와 연구, 교육 등에 전념하는 미국 내 32개 선도적 암 센터들이 결성한 비영리 연합이다. NCCN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암 치료 정책과 임상 방향에 대한 표준으로 인정받는다. 의학 전 영역에서 사용되는 신뢰받는 임상 실무 지침이다.
이번 NCCN 가이드라인에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임상적 관리에서 적절한 성장 인자 사용을 권장하면서 롤베돈을 호중구감소증 관리를 위한 치료 옵션에 포함시켰다.

롤론티스는 호중구감소증 치료나 예방 용도로 투여하는 바이오 신약이다. 체내에서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국에선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처방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2년 스펙트럼에 롤론티스를 기술수출했다. 스펙트럼은 롤론티스의 전 세계 개발 및 판매 권리를 받아 2018년부터 FDA 허가에 도전했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 FDA로부터 자료 보완 등을 요구받아 허가를 받는 데 실패했다. 스펙트럼은 지난 3월 FDA에 품목허가를 재신청했고 지난 9월 세 번째 도전 만에 FDA의 판매허가를 이끌어냈다.

이번 NCCN 가이드라인에 포함됨에 따라 본격적인 미국 상업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미국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스펙트럼은 지난 10월 롤베돈을 미국 전역에서 출시한 상태다. 스펙트럼은 롤론티스 출시 전 대규모 인력 충원도 마쳤다. 미국 내 스펙트럼의 롤론티스 판매 전문 인력들은 미국 각 주에 위치한 핵심 암센터 등과의 접촉을 늘려나가고 있다.

롤론티스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더라도 한미약품 실적 증대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롤론티스의 미국 허가 당시 증권가에선 한미약품이 내년 스펙트럼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로열티 규모를 50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다만 한미약품 평택바이오플랜트에서 롤론티스의 생산을 전담하기로 한 만큼 원료 공급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톰 리가 스펙트럼 사장은 "NCCN 가이드라인은 암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법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 지침으로 롤베돈이 포함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가이드라인 포함으로 롤베돈의 임상 프로파일이 더욱 강력해졌고 프로그램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