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일 모델솔루션 사장은 세계 최고 기업을 지향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한다. /사진=모델솔루션
"세계 모든 기업들이 모델솔루션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우병일 모델솔루션 사장의 목표는 명확했다. 먼 훗날의 얘기일 수 있지만 방향성은 확실했다.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회사일지 모르지만 이미 국내외 업계에서는 정평이 난 기업인만큼 그의 자신감은 당연해 보였다.

우 사장은 모델솔루션이 현재도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앞으로 이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키워 사업을 보다 확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우 사장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회사의 미래 혁신을 구상한다.
대중에 생소한 업역 개척한 선구자
우 사장은 1989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R&D) 부문에 공채로 입사해 엔지니어링, 글로벌 마케팅과 세일즈 경험을 폭넓게 축적하면서 미국 마케팅팀장, 캐나다법인장, 중국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타이어의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책임지는 글로벌 OE부문장을 지내며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BMW, 포르쉐 등 글로벌 브랜드에 처음으로 타이어를 공급하는 성과도 내며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에 기여했다.

30년 가까이 타이어 사랑에 몰두 하던 우 사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이 모델솔루션을 인수한 직후인 2018년 7월 대표이사로 부임했고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우 사장은 모델솔루션을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의 하드웨어 기반 회사라고 설명한다.


웨어러블·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헬스케어, 딜리버리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신제품들이 양산되기 전 고객들에게 최초로 공개하는 프로토타입(Prototype, 실물모형) 제작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첨단 프로토타입 제작이 모델솔루션 사업의 핵심이다.
우병일 모델솔루션 사장은 언제나 세계 최고 기업을 지향한다. /사진=모델솔루션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한국타이어를 떠나 이름조차 생소한 모델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대표이사 부임 이후 5년 동안 회사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닦는데 전력했다.
우 사장은 "제품의 최종 양산 전 기능과 디자인 등을 테스트해 제품을 충분히 검증함으로써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규모가 큰 산업군일수록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며 모델솔루션의 성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모델솔루션 같은 회사, 세계에 흔치 않다"
우 사장은 치열한 경쟁 사회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 모델솔루션처럼 정밀가공과 금형, 사출, 디자인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가능한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단언하며 회사의 능력을 치켜세웠다.

우 사장은 "일본 업체들은 내수 위주로 사업을 하고 미국은 품질·가격·납기 등을 봤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이탈리아와 독일 등에 좋은 브랜드들이 많지만 자체 물량을 주로 소화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자는 대만·미국·중국의 일부 업체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 스케치에서 제작까지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지만 대부분 핵심 기술은 보유하지 않은 채 브로커 내지는 프로젝트 매니징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모델솔루션은 차별화된 첨단 프로토타입 생산 경쟁력과 노하우를 모두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 톱 티어(Top-tier·선도자) 기업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모델솔루션이 고품질의 시제품을 짧은 기간 안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과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로서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우 사장이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회사의 큰 자산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LG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현대자동차, 테슬라 등 완성차업체를 비롯해 의료기기, 항공 우주 기업 등 500곳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자료=모델솔루션, 디자인 이강준 기자
이는 회사가 다양한 솔루션 제공과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는 원동력이다.
우 사장은 "모델솔루션이 축적해 온 글로벌 포트폴리오는 고객으로부터의 축적한 높은 신뢰의 결과"라며 "그 신뢰의 바탕에는 업계 최고의 품질, 신속한 납기와 유연하고 즉각적인 대응 등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새 비즈니스 발굴 중요해진 시점
우 사장은 새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동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상호작용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구분된 영역이었지만 최근에는 경계가 점차 모호해져 모델솔루션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 사장은 "모델솔루션이 하드웨어에 치중해 왔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에 특화된 기업들과 협업에 나서야 할 때"라며 "모델솔루션의 제조 단가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 정밀가공 등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최근 탈중국에 나선 기업들을 파트너사로 사로잡는 데서 또 다른 기회가 찾아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 사장은 모델솔루션의 가장 큰 강점으로 '7일 원칙'을 꼽았다.

일반적인 솔루션 기업들의 프로젝트 소요 기간이 약 4주에 해당하는 반면 모델솔루션의 7일 원칙은 디자이너들과 상의하며 설계변경을 진행하면서도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고품질로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단순히 빠른 제작에 머물지 않고 모델솔루션만의 기술력으로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우병일 모델솔루션 사장은 미래 혁신을 위해 늘 다양한 먹거리를 고민한다. /사진=모델솔루션
우 사장은 "우리가 글로벌 500여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이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7일 원칙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하며 새 먹거리 활로를 모색하는데 있어서도 탄탄한 기술력과 변치 않는 경영 철학이 뒷받침됐음을 강조했다.
지난 시간은 미래 혁신을 위한 자양분
우 사장은 2018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회사가 외적·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한다. 2021년까지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14%,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포로토타입 업계 최초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며 시장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며 혁신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2021년 국내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 전문기업과 협업해 헤드셋 방식의 산업용 AR 디바이스(AR HMD)의 양산 버전 'MS-AR20SE'을 개발하며 신시장 개척에도 여념이 없다.

올해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연내 양산 및 상용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 사장은 모델솔루션의 성장 목표는 제품 디자인과 개발이 필요한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찾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제품 혁신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포부.

우 사장은 "임직원들은 국내 유일의 업계 상장사로서 새로운 제품 디자인과 개발, 소량 양산이 필요한 세계의 모든 기업들이 찾아올 수밖에 없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며 "지난 시간은 우리가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점을 강화해야 하는지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 앞으로는 이 과정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활용해 글로벌 넘버1 기업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