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에서 퇴사한 후 스타트업 카티어스를 세운 안만지 대표가 올해 제품 출시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사진은 안 대표와 카티어스가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유아용 인공지능(AI) 챗봇 카티. /사진=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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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카티어스 전신 '우리집 막내'━
안 대표는 2014년 삼성SDS에 입사해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을 맡으며 평범한 회사원과 다름없는 삶을 보냈다고 한다. 수년째 이어지던 무료한 일상은 2019년 직장동료의 사내벤처 공모전 '씨드랩'(XEED-LAB) 참가 제안으로 변화가 생겼다. 대학생 시절부터 틈틈이 그려온 창업의 꿈을 실현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씨드랩은 삼성SDS가 신기술·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사업성이 뛰어난 아이템은 스핀오프(분사)까지 지원한다.당시 안 대표는 씨드랩 참가를 위해 동료 6명과 '우리집 막내'라는 팀명으로 유아용 챗봇 서비스와 애착 인형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귀여운 인형에 대화 기능을 갖춘 블루투스 기기를 삽입한 제품이다. AI를 이용해 아이가 좋아할 만한 주제를 골라 먼저 대화를 걸고 20분 이상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기능이 특징이다. 안 대표는 "당시 아이에게 TV나 스마트폰 대신 유익한 놀잇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부모님의 니즈를 공략하기 위해 유아용 챗봇이라는 아이템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씨드랩 활동을 하며 퇴사 후 분사를 결심했다. '우리집 막내'의 아이템이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경영진들이 저희가 개발한 유아용 챗봇에 대해 인형탈을 이용한 캐릭터 사업이나 동화·동요 플랫폼 사업, 노인들을 위한 치매 방지 대화 서비스 사업 등도 추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며 "경영진 칭찬에 자신감을 얻고 2019년 12월 회사에 분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며칠 동안 회사 승인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 기간이 제 인생에서 제일 떨렸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S 경영진은 '우리집 막내'의 분사를 승인했고 안 대표는 2020년 1월 카티어스를 공식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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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꿈꿔온 창업… 삼성 나와도 걱정은 없었어요"━
사진은 안 대표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안 대표는 "대학교 졸업 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창업의 꿈을 키워왔다"며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업기회를 모색했다"고 했다. "고정적인 월급이 들어오는 회사원과 비교했을 때 제가 노력한 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게 창업의 매력"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지인들의 응원도 힘이 됐다. 안 대표는 "가족들은 제가 스타트업을 창업한다고 했을 때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줬다"며 "어릴 때부터 창업을 하겠다고 말해서 그런지 크게 놀라지는 않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친구들도 잘할 것 같으니 걱정하지 않는다며 응원해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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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하지 않은 사업… "올해 빛 볼 거에요"━
카티를 소개하는 안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안 대표는 몇 번의 실패를 겪은 뒤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카티를 완성해나갔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개최된 CES 2023에서 카티를 공개, 업계 관심을 받으며 자신감을 얻었다. 안 대표는 "한 프랑스인이 출시 가격의 2배를 줄 테니 지금 당장 자기에게 팔아달라고 하루에 5번 이상 부스를 방문했다"며 "출시 전인 점을 고려해 끝내 거절했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겠다고 느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올해 상반기 한국어 버전 카티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제품개발은 끝났고 어린이 제품 인증서 발급 등 행정 처리를 기다리는 중이다. 안 대표는 "카티를 국내에 출시한 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어 버전도 완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구성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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