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지난 2010년 체코 프라하에서 체결돼 이듬해 발효됐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2021년에 5년 연장됐다.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가 실전 배치된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상호 핵시설 사찰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1시간45분 동안의 연설 동안 1년 전 침공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을 나치식 학살에서 구하기 위한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책임을 서방에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조약에 따른 사찰을 허락받지 못했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조약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에 대한 통제를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러시아는 뉴스타트 논의에 복귀하기 전에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고를 어떻게 고려할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