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기도 양평종합훈련장에서 실시된 제11기동사단 제병협동 전투사격훈련. K-2 전차가 표적을 향해 사격하고 있다.(육군 제공)

(양평=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 9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일대 육군 양평종합사격장에 최정예 궤도장비 수십대가 우렁찬 기계음을 내며 집결했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아래 모든 걸 날려버릴 듯 세찬 바람이 불었지만 '적을 제압하겠다'는 장병들의 눈빛은 강렬했다.

육군 제11기동사단은 이달 5일부터 5박6일간 일정으로 이곳 훈련장 일대에서 제병협동 전투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9일 11사단 천마대대의 훈련은 공격 개시선을 통과하기 위한 여건 조성과 함께 시작됐다. K-9 자주포 부대와 전차대대의 4.2인치 박격포 지원소대, 기계화보병중대의 81㎜ 박격포가 공격준비사격에 나섰했다.

지난 9일 경기도 양평종합훈련장에서 실시된 제병협동 전투사격훈련. 기동로상의 지뢰지대 극복을 위해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통로를 개설하고 있다. (육군 제공)

약 30분간 이어진 화력 지원으로 적이 타격을 입자 기계화보병소대와 전차소대가 공격개시선을 지나 목표로 향했다. 부대는 목표 지점으로 이동하며 적 보병소대·장갑차의 위협을 식별했고, 각각 박격포와 전차포로 대응해 적 경계부대를 격멸했다.

장병들이 적 종심(縱深)을 돌파하던 중 지뢰지대가 나타났다. 이에 M9 ACE 장갑전투도저가 현장에 투입돼 지뢰지대 개척 선형폭탄(MICLIC·미클릭)을 터뜨려 적 지뢰를 무력화했고, 이어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굴착기를 이용해 기동로를 확보했다. 현장에 함께 도착한 K200 장갑차는 기관총 사격으로 아군을 엄호했다.


이제 남은 건 적지의 종심 확보. K-9 자주포의 화력 지원, '비호복합'의 대공사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K-2 전차가 묵직한 엔진소리를 내며 진격했다. 선봉에 선 K-2 전차 1대는 약 1㎞ 전방에 위치한 적 전차를 발견하자 이동을 멈추지 않은 채 곧바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포격을 가했다.

지난 9일 경기도 양평종합훈련장에서 실시된 제11기동사단 제병협동 전투사격훈련. K-2 전차가 표적을 향해 기동 간 사격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이어 다른 K-2 전차들은 멈춰선 채로 저마다 1발씩 불을 내뿜었고, 뒤이어 모든 전차들이 동시에 사격했다. 모든 포탄을 적에게 정확히 명중시킨 K-2 전차들은 다시 신속히 최전방으로 이동했다. 적을 '사실상' 제압한 상황이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전차의 포구는 모두 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기계화보병·공병 등 후속 중대의 적 진지 돌파와 함께 마무리된 이번 훈련은 적 전술 및 적지 상황을 가정해 복잡하고 세밀한 제병협동 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번 훈련엔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 총 40여대의 육군 최정예 장비가 동원됐다.

육군은 훈련 주요 국면마다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상황을 부여했고, 이에 장병들은 각각의 장비를 조건 반사적으로 운용하며 전투수행능력을 숙달했다.

지난 9일 경기도 양평종합훈련장에서 실시된 제11기동사단 제병협동 전투사격훈련. K-2 전차가 표적을 향해 기동 간 사격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특히 천마대대 장병들은 이번 훈련 4주 전부터 간부교육, 화기별 주특기 교육 등을 수행한 데다, 철저한 안전사고예방 직책수행평가와 안전통제관 자격인증평가를 통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훈련에 임했다고 한다.

이번 훈련을 지휘한 전차중대장 송지수 대위는 "제병협동 전투사격을 통해 K-2 전차와 기계화보병, 포병, 공병, 방공 등 다양한 지원부대가 전투상황을 가정해 합을 맞추고 실제 사격까지 했다"며 "11사단은 한반도에서 가장 강력한 공세부대로서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 어디든 달려가 전선을 돌파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강준 중사 또한 "세계 최정상급인 K-2 전차 승무원으로서 야외훈련을 나올 때마다 자부심을 느낀다"며 "빠르고 안정적인 기동 성능과 강력한 화력체계를 갖추고 있는 K-2 전차를 조종하는 우리 승무원들은 전차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