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④"한화에어로 소통 의지 통했다"... 주가 최고가로 화답
[새판 짜는 한화그룹] 유증 발표 후 주가 하락에도… 기민한 소통으로 진정성 보여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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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삼 형제 승계와 주력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 시기가 맞물리면서 승계를 위한 유상증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방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며 각종 후속 조치를 내놓고 있다. 한화 승계와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의 배경을 살펴보고 급성장 중인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한화를 넘어 K방산의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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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해 주목받는다. 불가피한 자금 조달 상황에서도 시장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기업의 소통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화그룹 차원의 신속한 해명과 총수 일가 유증 참여, 방산 사업 확대라는 명확한 성장 비전이 맞물려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 '시총 40조' 돌파…현대차 제치고 시총 5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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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20일 총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72만2000원이었던 한화에어스페이스 주가는 다음날 13% 하락한 62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분 희석과 15% 할인된 신주발행가격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가 반영된 결과였다.
발표 직후 주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19조원에 머물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가총액은 최근 40조원을 돌파해 현대자동차를 넘어 코스피 시총 5위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지난 8일 89만9000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유증 발표 후에도 2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 반응이 반전된 배경에는 한화그룹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소통 의지가 주효했다. 유상증자 발표 초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삼 형제 승계와 유증 시점이 맞물린 점을 들어 유증 자금이 승계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는 유증은 철저히 사업 재원 마련 차원의 결정이고 승계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승계 관련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 지분을 삼 형제에게 증여해 승계 관련 논란을 일부 잠재웠다. 같은 달 8일에 유증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줄어든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싱가포르,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제3자배정 유증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15%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대주주의 책임경영 이행을 위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지분은 1년의 보호예수가 적용돼 단기 시장 매각 우려도 없다. ㈜한화 또한 유상증자 참여 부담을 3500억원 이상 줄여 ㈜한화의 재무부담 완화 및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기존 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주주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계열 포함)가 제3자 배정 유증에 참여했다"며 "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한화오션, 본원 경쟁력 제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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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개편에 나선 한화그룹은 사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추가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조원을 투자해 해외생산 거점 확대와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 구축에 나선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도약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배력 강화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된다. 육상 위주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해양방산 자회사의 역량이 더해진다. 통합 방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지면서 해외 경쟁 업체들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한화오션은 육해공 패키지 영업이 가능해져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입찰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이 모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무기체계를 포함한 육해공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오션은 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등급을 보완받아 안정성도 확보했다. 외국 정부를 주요 고객으로 둔 한화오션은 모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10조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 수주전에 고배를 마신 것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낮은 신용등급이 영향을 줬다고 전해진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 과정에서 시장과 주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고 경영은 물론 승계 또한 법적 절차를 준수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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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