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주)한화 지분 일부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승연 회장,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사진=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주)한화 지분 일부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승연 회장,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사진=한화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 중인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이 김 회장 지분을 넘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11.32%를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31일 공시했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이다.


세 아들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이번 지분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가 돼 경영권 승계가 완료된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이 전체 지분을 보유하고 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 지분 52.07%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47.93%는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화솔루션이 들고 있다.


한화그룹 형제경영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각 사업회사를 진두지휘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화오션의 미국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직접 뛰고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Steve Koehler) 제독(대장)을 만나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달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및 만찬회에 참석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과 스킨십을 확대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계열 사업회사 경영에 잇따라 참여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 건설부문,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에 이어 이달부터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했다. 단체급식업계 2위인 아워홈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 한화갤러리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16%를 확보했다.

김동원 사장은 한화 금융계열사의 중간지주사격인 한화생명에서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글로벌책임자(CGO) 등을 역임하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김 사장이 직접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0.03%에 불과하지만, (주)한화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증여로 김동관 부회장 등이 내야할 증여세는 2218억원(3월4일~31일 평균 종가 기준) 규모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과세된 세금은 정도경영 원칙에 따라 납부할 계획이다.

앞서 2006~2007년 김승연 회장이 ㈜한화 지분 일부를 증여했을 때 세 아들은 12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승연 회장도 1981년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인 277억원을 상속세로 냈다.

김승연 회장은 지분 증여 이후에도 한화그룹 회장직을 유지,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승계 관련 불필요한 논란과 세간의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증여라는 정공법으로 승계를 완료해 그룹 핵심 사업 본연에 집중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증여세는 5년간 분할 납부할 계획으로 재원은 보유 자산과 필요시 증여된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