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하이럭스 수소연료전지 프로토타입 파워트레인 /사진제공=토요타

기사 게재 순서
①수소는 포기 못해… 글로벌 기업들 '기웃'
②'수소' 먹는 비행기-배도 관심↑
③제도 개선에 성패 달린 '수소 모빌리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무한한 에너지 '수소'를 활용하기 위한 관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순수전기차(배터리전기차, BEV)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만 충전시간과 무게 등의 제약이 있다. 이를 극복해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선 '수소연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선박, 항공기 동력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대비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미국도 유럽도 수소에 관심
현대차는 수소 상용 모빌리티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는 118만3000대가 등록됐다. 같은 기간 수소전기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3737대(상용차 포함)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77대 보다 4.5% 늘었다. 전기차와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의미는 있다.
수소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려는 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전 세계 산업계의 최대 도전과제로 꼽히는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이미 배출된 것은 없애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목표 달성률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미달 기업들은 과태료 등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들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수소'에 관심을 높이는 이유다.

수소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두 가지 방식이 대표적으로 쓰인다. 수소가 폭발할 때 발생하는 힘을 활용한 방식, 화학반응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 방식이다.


전자의 방식은 기존 내연기관과 비슷해 큰 힘을 얻기 쉽지만 안전에 취약하다. 후자의 방식이 더 주목받는데 전기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것만 다를 뿐 전기차 구동 원리가 같아서다. 장거리를 오가는 트럭과 버스 등 대형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차(FCEV, 수소전기차)가 보급 논의가 늘어나는 배경이기도 하다. '전기로 움직인다'는 기본 원리가 같기 때문에 전기차 기술 발전은 수소전기차 개발에도 영향을 줬다.
BMW의 수소전기차, iX5 하이드로젠 /사진제공=BMW코리아
유럽에서 르노는 플러그파워와 합작한 '하이비아'를 통해 '수소밴'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도 푸조와 시트로엥의 수소밴 출시를 예고했다. 양 사 모두 안정적인 수소 공급을 위해 충전소 확충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도 볼보트럭과 수소전기트럭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유사 토탈에너지도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100곳을 짓기 위해 조인트벤처(JV)를 세웠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도 수소전기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가는 1/3로 낮추고 내구도는 2배 높인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해 자동차를 넘어 건설기계와 발전장비에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독일 BMW와 일본 토요타는 기술교류를 강화하고 신차와 신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토요타는 수소전기차 2세대 모델 '미라이'를 2020년에 선보였다. BMW는 최근 수소전기차 'ix5 하이드로젠'을 내놓고 도전장을 던졌다.
미래 먹거리, 미리 챙긴다
다임러와 협력을 이어가는 볼보트럭은 공공도로에서 수소 연료전지 전기트럭 시범 주행을 실시했다. /사진제공=볼보트럭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저탄소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전기차와 함께 수소전기차를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 중인 현대자동차와 토요타, GM은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꼽히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배터리회사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나섰다. 바뀌는 사업 환경에 맞춰 변화하려는 몸부림이다. 장기적으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관성 높은 신규 사업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하는 현대차를 비롯해 GM 혼다 토요타 BMW 등은 해당 시스템을 외부에 판매하는 게 목표 중 하나"라며 "장치 여러 개를 이어 붙이면 선박이나 항공기는 물론 소형발전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스택을 이어 붙였을 때는 각각의 장치에서 만드는 전기를 통합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관건인데 관련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