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경계 오보가 발령된 31일 한국 거주 외신 기자들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해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관련 뉴스를 시청하는 모습. /사진=뉴스1
1000만 서울시민이 31일 오전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이라는 내용의 위급재난 문자를 보냈다.
놀란 이들 중에는 서울 거주 외신기자들도 포함됐다. 머니S는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이들과 전화 통화를 진행했다.

"어, 이게 아닌데…"


안드레스 산체스 브라운 스페인 EFE 통신사 특파원이 머니S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깜짝 놀랐다"며 "대피하라는 문자 메시지 내용에 더욱 놀랐다"고 회상했다.

산체스 특파원은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바와 같이 오늘(31일)부터 (북한이) 위성 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일본 방위성의 발표와 (지난 2012년)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의 궤적 등을 고려하면 서울지역은 오늘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영향권에 속할 가능성이 희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경보가 울려 대단히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북한 군사정찰위성은 오늘 전북 군산 서쪽의 한 섬 인근에 떨어지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오보 경보 외에도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위급 재난)문자는 한국어로만 돼 있었다"며 "영문도 (국문과)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니콜라스 로카 프랑스 매체 RFI 특파원도 비슷한 말을 전해왔다. 그는 머니S와 통화에서 "이른 아침 깜짝 놀랐다"며 "(서울 거주) 프랑스인 단체 메시지 방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큰일 났다'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프랑스 친구들은 급히 짐을 챙겨 부산으로 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로카 특파원은 "북한의 예고대로 위성이 오늘 발사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놀란 점은 전혀 영향권에 속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서울지역에 문자가 발송됐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군과 중앙정부, 서울시 사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앤드루 새먼 미국 매체 워싱턴타임스 특파원은 사뭇 다른 이야기를 전해왔다. 이날 머니S와 통화에서 그는 "이른 아침 제주도로 향하기 위해 김포공항에 있었다"며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새먼 특파원은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일본도 비슷한 시각 경보를 발령했다는 점"이라며 "한국과 일본 국방·정보 당국이 아직 공개 안 한 정보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추적을 수년간 해온 국가들"이라며 "오늘 북한의 위성 영향권에 속하지 않는 서울시와 (일본의) 오키나와현이 경보를 발령한 이유가 대단히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창업자 채드 오 캐럴 기자는 31일 트위터를 통해 "위급재난 문자 발송으로 (서울 시민들은) 패닉에 빠졌다"며 "(한국) 정부는 오보라고 발표했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한 이후였다"고 지적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창업자 채드 오 캐럴 기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위급재난 문자 발송으로 (서울 시민들이) 패닉에 빠졌다"며 "(한국) 정부는 오보라고 발표했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한 이후였다"고 짚었다. 이어 "전문가들은 이를 중대한 오판(실수)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