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1사 상황에서 롯데 유강남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23.5.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재난 문자보다 주루사가 더 놀라웠다."

농담조로 말했지만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말엔 뼈가 있었다.


롯데는 지난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3으로 졌다. 지난주 2연속 위닝시리즈로 분위기가 좋았던 롯데는 2연패에 빠지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충분히 이길 수 있던 경기라 미련이 남는다. 특히 2회초 득점권 찬스에서 나온 유강남의 주루사가 아쉬웠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선 유강남은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했고, 후속 타자 노진혁의 연속 안타 때 3루에 도달했다.그 다음이 문제였다.


타석에 선 박승욱이 친 타구가 LG 1루수 오스틴 딘에게 잡혀 아웃됐다. 이때 3루와 홈 플레이트 중간 지점에 서 있던 유강남은 3루로 귀루하지도 못하고, 홈으로 파고들지도 못한 채 서 있다가 결국 오스틴에게 태그를 당하면서 아웃됐다. 귀루든 홈 쇄도든 결단을 내렸어야했는데 순간적인 판단이 아쉬웠다.

하루 뒤인 31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서튼 감독도 유강남의 주루사에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취재진과 이날 오전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로 인한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서튼 감독은 '재난 문자와 유강남의 주루사 중 어떤 게 더 놀라웠나'는 농담 섞인 질문에 "유강남의 주루사가 더 놀라웠다"고 답했다.

이후 서튼 감독은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결국 경기는 '기본기'에서 갈린다. 야구를 하다보면 종종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가 나오곤 한다. 앞으로 그런 장면이 적게 나왔으면 좋겠다"며 전날 같은 아쉬운 플레이에 발목잡히는 일이 없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