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온라인 철강 판매 플랫폼 이스틸포유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이스틸포유 플랫폼 캡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온라인 철강 판매 플랫폼 '이스틸포유'(eSteel4U)가 국내 철강 유통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초 포스코에너지와 합해 영업이익 1조원 기업으로 탈바꿈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중소기업들의 영역인 유통시장까지 넘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틸포유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307억원,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38억원, 1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이스틸포유를 통해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철강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10만8000톤에서 올해 1분기 14만3000톤으로 32.4% 증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철강 유통사업에 뛰어들면서 영세한 철강 유통사들의 시름은 깊어진다. 현재 국내 철강 유통업계는 포스코가 생산한 철강 제품이 유통사를 거쳐 수요자에게 전달되는데, 포스코인터내서널이 온라인 판매 사업을 시작하면서 유통사가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이스틸포유가 처음부터 철강 유통사업에 뛰어들고자 한 것은 아니다. 당초 이스틸포유는 고객사가 주문한 양보다 많이 생산했거나, 주문한 요건에 맞지 않아 포스코가 재고로 보유하고 있던 '주문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우수한 품질을 갖춰 찾는 고객이 많았다.

이스틸포유가 포스코 그룹 밖에서 생산한 철강제품과 가공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부터 문제점이 불거졌다. 이스틸포유는 포스코그룹사 제품외에도 포스코가 생산하지 않는 봉형강 제품 등도 협력사에서 구매해 판매한다.

철강 유통사 관계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유통사업에 진출한 것은 국내에 있는 영세 유통사들을 어렵게 만드는 처사"라며 "당장 피해가 크지는 않지만 얼마 안가 국내 철강 유통시장 구조가 뒤바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유통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스틸포유로 유통채널을 단일화한 것일 뿐 중소업체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중간 도매상들이 물량을 보관하면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던 문제를 해결해 시장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스틸포유는 중소형 도매상들이 물량을 잠근다든지, 2차 가공업체가 가공·배송하면서 바가지를 붙인다는지 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며 "불투명한 시장 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유통 채널을 일원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