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 사진=SK하이닉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개화로 고성능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 한 발 앞서 있는 SK하이닉스가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확대됐다.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30.1%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9.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24.4%의 점유율로 미국 마이크론(26.9%)에 밀려 3위로 추락했으나 1분기 만에 점유율을 6%포인트 가까이 확대하며 2위를 탈환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매출 역시 34억4300만달러로 1분기 23억1200만달러에 비해 48.9% 급증했다. AI 서버에 대한 수요 증가가 HBM 출하량 증가를 주도하면서 SK하이닉스의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는 출하량이 직전 분기보다 35% 이상 증가했다"며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HBM의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AI 구현을 위해서는 D램의 성능이 높아져야 하는데 HBM이 적합한 솔루션으로 평가받으며 수요가 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최대 45% 넘는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HBM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는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고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혁신을 거쳐왔다.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0%다.

최근엔 HBM3의 확장버전인 HBM3E를 개발해 미국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에 힘입어 실적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고성능 AI용 GPU 'H100' 생산량을 50만 대에서 150만~200만 대로 최대 4배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SK하이닉스의 HBM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2분기 2조8821억원에 달했던 적자규모를 4분기 -7590억원까지 줄인뒤 내년 1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7조8975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