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990억원을 투입했다. 사진은 대웅제약 연구원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기사 게재 순서
①나보타 끌고 신약 밀고… 달라진 대웅제약
②"간 때문이야~" 환갑 넘은 우루사, MZ를 잡아라
③R&D 비용만 연간 2000억원… 대웅제약의 무기 세 가지
최근 2년 새 국산 신약 2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대웅제약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올 들어 대웅제약은 1조1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차세대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5년 새 R&D에 8700억원을 투자했다. 올 상반기엔 연구개발비로 990억원(매출액 대비 16.8%)을 투입했다. ▲2018년 1212억원(13.1%) ▲2019년 1374억원(14.0%) ▲2020년 1435억원(15.3%) ▲2021년 1673억원(16.7%) ▲2022년 2006억원(17.3%)으로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리는 추세다. 이 같은 R&D는 최근 2년 새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SGLT-2 계열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출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최근엔 R&D 능력을 대내·외에서 인정받는 분위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대웅제약의 의약연구소를 2023년 상반기 우수기업연구소로 선정했다. 2020년 이후 2회 연속 지정이다. 우수기업연구소는 기업의 R&D에 동력을 심어주기 위해 2017년부터 과기부가 제정한 제도다. 우수기업연구소에 선정되면 국가 연구개발 사업 선정 우대하며 정부 포상기회 확대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글로벌에서도 대웅제약의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에만 세 종류의 파이프프라인을 1조1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1월 영국 CS파마슈티컬스에 중화권 지역을 대상으로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을 총 계약규모 3억3600만달러(4130억원) ▲지난 2월 브라질 제약사 목샤8에 엔블로를 8436만달러(1100억원) ▲지난 4월 미국 생명공학 투자사 애디텀바이오의 자회사 비탈리바이오에 경구(먹는) 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을 4억7700만달러(약 6391억원)에 각각 기술수출했다.

베르포로신은 대웅제약이 혁신 신약 전략으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이다. Prolyl-tRNA synthetase(PRS) 단백질 작용을 감소시켜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섬유증의 원인인 콜라겐을 직접 억제함에 따라 효능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베르시포로신의 혁신성을 인정하고 패스트트랙 품목으로 지정했다.


엔블로는 대웅제약이 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이다. 기존 출시된 SGLT-2 억제제의 30분의 1 이하인 0.3mg만으로 동등 이상의 약효를 보였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을 통해 기존 시판약물 대비 뛰어난 당화혈색소(HbA1c)·공복혈당 강하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대웅제약은 제2형 당뇨뿐 아니라 비만, 심장·신장 질환으로 적응증 확대해 복합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DWP213388은 B세포, T세포 등 면역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표적 단백질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와 인터루킨-2-유도성 T-세포 키나아제(ITK)를 동시에 표적하는 계열 내 최초 신약 후보물질이다. 미국에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