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5명 중 1명이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려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이 큰 것으로 조사돼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민 중장년층 5명 가운데 1명은 고령 또는 질병·장애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는 중장년층의 20.3%가 가족 돌봄으로 직장을 포기했다는 응답을 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지난 6월26~30일 전국 만 45~69세 중장년층 100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돌봄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이로 인해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은 중장년층은 62.6%, 가족 간 갈등을 경험한 중장년층은 58%에 이르렀다.


심리적 어려움의 유형으로는 ▲가족을 돌보는 일에 책임감을 느낀다(92.4%) ▲충분히 잘 돌보고 있지 못한다는 죄책감(64.4%) ▲돌보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음(58.7%) ▲나의 삶을 잃어버리는 것 같음(54%) 등이 있었다. 가족 돌봄에 대한 스트레스 강도가 매우 높다는 의미다.

직장을 그만둠으로 인한 현실적 어려움도 컸다. 노동과 여가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71.8%, 의료비나 간병비 등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응답은 69.3%, 건강악화를 겪거나 심리적 소진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65.8%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중장년층의 51.7%는 가족 중 돌봄이 필요한 구성원이 있다고 답했다. 가족 구성원 중 2명 이상이 돌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24%였다.


돌봄이 필요한 구성원을 가족이 직접 돌본다는 중장년층은 10명 중 8명이 넘었다. 가족이 전적으로 돌본다는 응답이 55.4%, 가족과 요양보호사가 함께 돌본다는 응답이 26.8%로 집계됐다.

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돌봄 문제는 대부분 가정의 절박한 문제지만 대책은 너무 미비하다"며 "일부 지자체가 나름대로 벌이고 있는 사업만으로는 부족하며 중앙정부도 노력하고 국회도 시급히 법안을 만들어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정착되고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