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세계 식량 가격이 지난달 소폭 하락하며 3개월간 이어진 상승 흐름을 멈췄다. 곡물·유지류·설탕 등 주요 품목 가격이 하락한 반면 육류·유제품은 수요 증가와 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8% 하락한 127.7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2014~2016년 평균(100)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유지류·설탕 가격은 하락했고 육류와 유제품은 올랐다.

곡물 가격지수는 119.0으로 전월(121.1) 대비 1.8% 하락했다. FAO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수확 본격화로 공급이 늘어난 데다, 미국의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옥수수 가격 하락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밀 역시 수요 둔화와 북반구 지역 작황 개선에 따라 소폭 하락했으나 쌀 가격은 일부 수출국의 통화 강세와 인디카 쌀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3.7% 떨어진 152.2를 기록했다. 팜유는 동남아 지역의 생산 및 수출 가능량 증가로 대두유는 남미 공급 증가와 미국의 바이오연료 원료 수요 둔화로 가격이 각각 하락했다. 유채씨유는 유럽연합(EU) 내 수확이 임박하면서 공급 증가 전망이 반영됐고, 해바라기씨유도 수입 수요 약화와 가격 경쟁력 저하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설탕 가격지수는 2.6% 떨어진 109.4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식음료 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고 인도·태국의 조기 몬순 도래로 전 세계 생산 회복 기대가 커진 것도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육류 가격지수는 1.3% 오른 124.6을 기록했다. 오세아니아 수출 가격 상승과 중국·중동·유럽의 수요 확대가 양고기 가격을 끌어올렸고 돼지고기와 소고기 역시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이후 일부 국가가 수입을 중단하면서 닭고기 가격은 하락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53.5로 전월보다 0.8% 올랐다. 아시아·중동 지역의 강한 수요와 호주의 원유 공급 감소로 버터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동아시아 외식 수요 증가와 유럽 내 공급 부족은 치즈 가격을 끌어올렸다. 전지분유도 중국의 강한 수요에 힘입어 상승했지만, 탈지분유는 수출 물량 증가로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농식품부는 "최근 외식·식료품 물가 상승에 따라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늘고 있다"며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한 농산물 할인 지원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 대응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