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정부 전용기편으로 하네다 공항을 출발했다. 사진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해상자위대 병사들에게 경례를 받는 모습. /사진=로이터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시다 총리는 필리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5일 말레이시아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각각 회담한다. 기시다 총리는 양국을 대상으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대응하기 위한 방안과 다음달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과 동남아시아연합(ASEAN)의 특별 정상회의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마르코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자위대와 필리핀군의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일본명 원활화 협정) 체결과 '정부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 조율 등을 협의한다.
양국 정상이 논의할 OSA는 비군사 분야로 한정한 기존 공적 개발 원조(ODA)와 달리 방위장비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제도다. OSA에 따라 일본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 정부에 감시용 레이더 등을 제공하기로 합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번에 합의한다면 OSA가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밖에 기시다 총리는 상호접근협정(RAA)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에 대해서도 조율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필리핀이 RAA에 합의하면 양국 관계가 사실상 '준동맹'급으로 격상된다고 짚었다. 필리핀에서 외국 부대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RAA가 있으면 훈련할 때 신속하게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 체결되면 호주·영국에 이어 3번째 사례가 된다.
교도통신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패권주의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안보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았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 스스로도 방위력을 발본적으로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동지국의 안보상 능력·억지력 향상이 불가결하다"고 지적했다.
안와르 총리와는 외교·안보상의 과제와 동·남중국해의 지역 정세 등을 협의한다.
기시다 총리는 출국에 앞서 하네다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양자 관계, 또 지역 국제 정세 등 폭넓은 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신뢰 관계, 그리고 양국 관계 강화로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