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 중국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제공급망 촉진박람회에 마련된 테슬라 전시관.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在中國,爲中國· In China, For China)"
제1회 중국 국제공급망 촉진박람회에 부스를 차린 글로벌 커피기업 스타벅스 전시관 내에 있던 문구 중 하나다.
29일 제1회 중국 국제공급망 촉진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베이징 외곽 순이구에 위치한 중국국제전시센터를 찾았다. '세계를 연결해 미래를 함께 창조하자'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미국 주도의 대중 '공급망 재편'과 '디커플링' 움직임 속에서 '공급망'을 다룬 첫번째 박람회라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28일 개막식에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해 이번 박람회에 거는 중국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람회 개최 이전부터 주최측인 중국 상무부 산하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는 55개국에서 515개 기업이 참가를 신청했고, 이 중 26%인 132개가 외국기업이며 이 중 36%은 미국과 유럽기업이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강조했다. 여기에는 테슬라, 애플, 스타벅스, 맥도널드, 구글, 퀄컴 등 미국 대표 기업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행사에 부스를 차린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에 중점을 맞춘 것으로 보였다.
29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 중국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제공급망 촉진박람회의에 마련된 스타벅스 전시관 일부. ⓒ News1 정은지 특파원
스타벅스 관계자는 "중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커피 재배, 로스팅, 판매까지 단일 국가 내에서 공급의 전 과정을 실현한 곳"이라고 말했고 테슬라 관계자는 "제품의 중국화 비율은 9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퀄컴도 퀄컴 제품이 탑재된 중국 전기차, AR기기, 메타버스 플랫폼 등을 소개하며 중국 기업을 향한 '구애'를 보냈다.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구글 역시 전시관 상단에 '중국 기업을 도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는 문구를 표출했다.
29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 중국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제공급망 촉진박람회의에 위치한 애플 전시관. 애플 협력업체 3곳의 부스가 마련됐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애플은 별도의 부스를 차려 아이폰 제품을 전시하지 않고 주요 부품 제조사 3곳을 '애플 공급망' 부스에 차리는 것으로 이번 박람회 참석을 대신했다. 애플은 부스 앞에 배치한 화면을 통해 "200개의 애플 부품 생산업체 중 151개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의 메시지는 마치 중국이 주요 시장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고 '떠나선 안되는 시장'이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어느 정도 구색은 맞췄지만 박람회장을 찾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일부 지방정부에서 대표단을 이끌고 대규모로 방문하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실제 박람회를 참관한 바이어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테슬라, 닝더스다이(CATL), 샤오펑(XPENG), 볼보 등 전기차 등을 주제로 부스를 차린 기업 정도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였다.
이번에 부스를 차린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본사 소재지 정부의 요청으로 이번 박람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29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 중국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제공급망 촉진박람회의에 마련된 한국관. (사진제공=코트라) ⓒ News1
국내 기업 중에서는 전기 변환장치 기업인 이지트로닉스 단 한 곳이 부스를 차렸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중소기업을 모아 한국관을 여는 정도에 그쳤다.
박람회 기간 한중 전기차 비즈니스 포럼과 한중 기업 교류 촉진회 행사가 별도로 열렸으나 주요 기업은 참석하지 않아 심도있는 교류 행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이번달 초 상하이에서 수입박람회가 열렸기 때문에 많은 대기업이 참석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급망을 주제로 했지만 기업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유사한 행사가 중국 내에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람회 이름에 민감한 '공급망' 이슈가 포함되다 보니 순수하게 비즈니스 관점에서 기업이 참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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