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화장품은 물론 의약품에도 방부제를 씁니다. 사람이 직접 먹거나 바르는 제품에도 방부제가 포함돼 있다는 뜻이죠. 이런 제품에는 독성이 낮고 안전한 방부제를 사용합니다. 독성이 더 낮아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거나 효과가 좋은 방부제를 찾으려는 수요는 여전히 높습니다."
박관영 앤드관네츄럴사이언스 대표(사진)가 기술 개발을 통해 화학 방부제 대신 '오가닉 보존제'로 쓸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부제는 제품이 썩지 않게 만드는 화학물질이다. 미생물과 곰팡이를 억제해 화합물의 내구성을 높이고 부패와 훼손을 막는다. 화장품이나 식품, 의약품에 대중적으로 쓰이는 항균(항생) 방부제는 벤조산과 1,2헥산다이올, 파라벤, 페니실린, 세파로스폴린 등이 있다. 이런 항균 방부제 대다수는 어느 정도의 독성을 갖고 있다. 또한 내성으로 인한 효과 저감과 친환경적인 생산 방식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박 대표는 "앤드관네츄럴사이언스는 모회사인 화이트타이거그라운드와 함께 기존 항균 방부제의 단점을 개선하고 효능은 높인 물질을 개발해 소비자들이 대안 물질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화학 방부제 단점 개선… 효능 높여 새 오가닉 항균·보존 물질 개발
박 대표가 새롭게 개발한 오가닉 보존제는 WTGPhLA™다. 오가닉 방부제로 알려진 PPhLA에 앤드관네츄럴사이언스의 기술을 적용해 세포 독성을 낮추고 작용 기전의 효율을 높였다. 박 대표는 "PPhLA는 그람 음성과 그람 양성균에 효과적인 항균 스펙트럼을 보유하고 있는 물질"이라며 "이미 북미와 유럽 등에서 오가닉 방부제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해당 물질을 연구한 결과 PPhLA가 방부제로 쓸 수 있는 농도에서 독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없애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독성이 없는 WTGPhLA™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오가닉 항균·보존제인 WTGPhLA™는 지난 8월 신규 물질 특허와 공정 기술 특허로 각각 출원됐다. PPhLA는 상업화하기에 가격과 활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WTGPhLA™는 생산수율을 높여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박 대표는 "오가닉 방부제는 북미와 유럽에서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생산은 대부분 중국에서 한다"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비교했을 때 WTGPhLA™의 공정 기술은 생산성(productivity)이 4.3배, 수율(yield)과 농도(titers)는 28%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앤드관네츄럴사이언스는 수율이 높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정 체계를 구축해 상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WTGPhLA™를 적용한 항생제 의약품 조성물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방부력뿐 아니라 여드름균과 말라세지아 퍼퍼균에 대한 효과도 확인했다. 우선 화장품으로 출시하고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의약품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해 상업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GLP(우수실험실기준 독성·안정성 평가) 검사를 완료했고 지난 6월 영국 유통 기업과 WTGPhLA™을 활용한 제품을 공급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박 대표는 "유럽 유통 기업과 자사 브랜드인 앤드관(ANDKWAN) 화장품을 독점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논의 중"이라며 "서구 시장에 진입하는 일이 어렵다 보니 그동안 특허 등재와 인허가 절차 등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TGPhLA™를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시기는 이르면 12월로 예상한다"며 "한국 시장에 제품을 먼저 출시한 뒤 수요가 높은 유럽, 미국 등의 서구권 국가들에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美 FDA GRAS 인증 추진… 해외시장 개척 속도
앤드관네츄럴사이언스는 제품이 출시되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GRAS(안전성 평가)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GRAS 인증은 특정 물질이 미국 시장에서 식품의 원료로 쓸 수 있도록 인정하는 제도다.

박 대표는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친환경 소재와 오가닉 보존제에 관심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제품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최근 국내외로 친환경을 비롯한 지속 가능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은데 소비자들도 좋은 성분이란 무엇인지 판단할 때 단순히 성분의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것을 넘어 환경 측면에서도 건강한 물질인지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앤드관네츄럴사이언스는 지난해 대전의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실증 특례 사업자로 선정돼 인증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식약처, 산업통산자원부 산하의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중소벤처기업부, 대전시, 대전테크노파크 등과 논의해 국내뿐 아닌 해외 인증 절차를 신속하고 정확히 추진할 수 있도록 교차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교차 검증을 세계 시장 진출 전부터 꼼꼼히 진행하는 것은 기업이 사업화를 추진한 뒤에야 규제 적용을 받으면 진출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세계 시장의 빠른 선점을 목표로 사전 작업을 철저히 해 제품 상업화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