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트로닉과의 매각이 무산된 지난 7일 이오플로우의 주가가 급락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오플로우는 이날 메드트로닉과 체결했던 9710억원 규모 매각 계약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오플로우는 메드트로닉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3149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이오플로우 최대주주인 김재진 대표가 메드트로닉과 맺은 1692억원 규모 주식 양수도 계약과 발행 주식 전부를 3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도 없던 일이 됐다.
김 대표는 "지난 몇 주 동안 서로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양측이 노력했지만 당사의 최근 상황을 불확실하게 보는 메드트로닉사와의 기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어서 일단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드트로닉도 이날 공시를 통해 인수 철회를 밝히면서 "이오플로우의 계약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 권한을 행사했다. 계약 해지로 인한 수수료는 없다"고 전했다.
이오플로우는 김 대표가 2011년 설립한 의료기기 기업이다. 핵심 제품은 인슐린을 지속해서 전달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인슐린 패치형 펌프 이오패치다. 전 세계적에서 패치형 인슐린 펌프를 개발한 업체는 인슐렛, 로슈, 테루모, 발리타스 등 4개사뿐이다. 이 중 인슐렛을 제외하면 이오패치처럼 일회용 웨어러블 펌프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인슐린 펌프 시장에서 차별화된 웨어러블 기기를 찾던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완전 인수하려 했던 이유다.
하지만 메드트로닉의 사업 구상과는 달리 이오플로우에 영업침해 문제가 발생했다. 인슐린 펌프 시장 경쟁사인 인슐렛이 이오플로우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걸었고 미국 매사추세츠 지방법원이 인용하면서 사실상 이오패치의 판매가 금지됐다. 법원은 한국과 유럽연합에서 기존 이오패치를 쓰고 있는 환자에 대해선 공급이 가능하도록 했으나 이마저도 2024년 5월1일부로 판매 종료를 명령했다.
이번 인수 철회에 대한 주식시장 파급력은 컸다. 이오플로우는 이날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9.9% 떨어진 7210원에 마감했다. 이는 당초 메드트로닉이 공개 매수로 제시한 3만원 대비 75.9% 줄어든 수치다.
김 대표의 주식담보대출 연장이 막힌 점도 이오플로우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보유주식 중 365만9843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총 200억원 대출을 받았다. 지난 10월31일 만기가 도래하자 한국투자증권이 만기 연장 대신 상환을 요구했고 100억원 규모 66만4097주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이로 인해 2만원대였던 이오플로우 주가는 1만6000원선까지 쪼그라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이 나머지 100억원에 대해서 오는 15일 담보권을 실행할 예정이어서 김 대표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김 대표는 "현재의 주가가 곤혹스럽고 이에 대해 주주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인슐렛과의 소송도 플랜 B, C, D 등 여러 겹의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보다 상세한 진척 사항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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