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현 법틀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이사)/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법틀'은 법무 업무를 데이터화해 원하는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용 법무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걸테크 기업이다. 사업체를 운영하며 겪을 수 있는 각종 법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건 법틀이 국내 최초다. 현재 고객사는 70여곳을 넘겼다.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창업 이후 매년 두 배씩 늘었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특성상 다른 서비스로 옮기기가 쉽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틀을 이탈한 고객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두 달에 한 번 진행하는 업데이트가 비결로 꼽힌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사용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해지 방어를 해온 셈이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기업들이 생겼지만 여전히 고객사와 이용자 수 측면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우현 법틀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이사)는 본래 컨설턴트였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 판매와 홍보, 영업 전략을 짜는 일을 했다. 그러다가 중학교 동창 진성열 대표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찾았다. 당시 대기업에 근무하던 진 대표가 해외 협력업체와 계약을 관리하던 중 낸 아이디어에서 법틀이 출발했다.
전우현 법틀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이사)/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
'맨땅에 헤딩', 자산이 되다━
평소 다양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접할 기회가 많았던 전 이사는 진 대표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이항영 변호사가 합류해, 기업 법무 혁신을 목표로 하는 '창업 어벤져스'가 만들어졌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이 하루 8시간씩 30년 이상을 일하며 산다고 가정하면 이 많은 시간을 좀 더 능동적이고 모험적인 데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처음 도전하는 사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한 사람이 다양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사, 영업, 마케팅 등 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분야에서 최초로 접한 일들이 대부분. 그중에도 세일즈가 가장 어려웠다. 제품을 하나라도 팔아야 생존이 가능했던 창업 초기에는 더욱 그랬다.
전 이사는 "지금은 영업에서 레퍼런스가 쌓였지만 처음에 고객사 한 곳에서만 연락이 와도 어떻게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백방으로 뛰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영학도 출신이기에 잠을 줄이면서 기술적인 부분을 공부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
"스타트업도 ESG 경영 할 수 있어"━
최근 한국 기업의 경영 문화 중엔 단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들 수 있다. 대기업에 비해 자본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ESG 경영에 동참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법틀은 실행 가능한 부분에 집중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전우현 법틀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이사)/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결과는 '대박'이었다. 업무 성과가 높아진 것은 물론 신규 채용된 경력보유여성뿐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컸다. 전 이사도 놀랐다. 그는 "일을 다시 하게 된 것 자체가 좋다며 집에 일을 가지고 가서 더욱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가져오는 직원도 있다"며 "더 열심히 일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어 주변에도 경력보유여성의 채용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
창업은 '기분 좋은 고통'━
직원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건 전 이사의 몫이다. 모든 직원과 정례 식사를 하며 다양한 대화를 나누려 노력한다. 비슷한 연령대의 직원들이 많고 호칭을 '님'으로 통일해 수평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대를 떠나 경영진을 편히 대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 전 이사도 신입일 때가 있었기에 이런 마음을 이해한다. 직원들에게 '들어주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주는 게 목표. 회사의 경영진이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는 점이 직원 개개인에게 힘이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전 이사의 경영 방식에 인간관계가 시간과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철학이 드러난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그만큼 상대와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직원을 채용하는 면접에서 그는 최대한 많은 대화를 이끌어내 지원자의 진면목을 파악하려 한다.
회사 또한 그렇게 대해왔다. 그는 법틀을 하나의 인격체로 느낀다. 처음 성수동의 작은 공유 오피스에서 시작한 회사는 이제 25명이 근무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6년은 힘든 순간조차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됐다.
전 이사는 "회사가 성장했음을 깨닫는 순간이 곧 행복"이라며 "같은 꿈을 가진 친구이자 믿음직한 동료와 옳다고 믿는 길을 계속 가는 여정에 앞으로 기분 좋은 고통이 함께한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