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BIFF) 광장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대구는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춘천 소양호에 살면서 춘고를 다녔습니다."
"사직구장에서 롯데 야구를 봤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발언들이다. 새해를 맞아 전국 순회에 나선 한 위원장이 찾는 지역마다 연고를 강조하고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면서 '여의도 문법'을 빠르게 흡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될 당시 일각에선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하지만 정치에 입문한 한 위원장이 한차례도 구설에 휘말리지 않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우려를 불식시킨 모습이다.
특히 당내에선 지역 연고를 강조하면서 한 위원장의 강남 8학군 이미지도 일부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이 자신의 대중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강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오랜 정치인보다 자연스러워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10일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서 좌천당했을 당시 부산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홀에서 기타를 배웠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한국시리즈 우승 연도인 '1992'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남포동 자갈치 시장과 비프(BIFF)광장을 찾아 시민들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일 대구·경북 신년인사회에서는 대구를 '정치적 고향'으로 표현하고, 넥타이를 풀고 의자에 올라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제가 됐다.
지난 4일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는 "진천에서 보낸 시간이 화양연화(花樣年華) 같은 시절이었다"고 했다. 8일 강원도당 신년인사회를 찾았을 때는 "어머니는 홍천 사람으로 춘여고를 다니셨다"며 "저는 군 생활 3년을 모두 강릉에 있는 18전투비행단에서 했다"고 했다.
이 같은 한 위원장의 행보에 당원과 지지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현장에 갈 때마다 수백명이 몰려 한 위원장의 발언에 환호하고 셀카 요청이 쏟아지면서 한 위원장이 인파에 밀려 걸음을 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당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이 같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총선이 아니라 대선을 치르는 것 같다"며 "확실히 이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경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대화 도중 넥타이를 풀어 손으로 감고 있다. 2024.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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