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를 대표했던 여배우 김은주가 지난 2005년 2월22일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영화 '주홍글씨'에 출연한 이은주의 모습. /사진=뉴시스
영화 '주홍글씨', '태극기 휘날리며', '연애소설', '번지 점프를 하다' 등의 작품에 출연해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던 故 이은주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던 그날은 그녀를 사랑했던 많은 이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은주는 하이틴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성공적인 성장을 한 배우로도 유명하다. 1996년 교복 모델로 데뷔한 뒤 1997년 방영된 KBS드라마 '스타트'로 배우의 삶을 시작한 이은주는 첫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이미지로 많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도시적이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지닌 이은주는 9년이라는 연예계 생활 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의 차세대 주자라는 평을 받았다.
도시 속 차가운 이미지에 따뜻한 미소를 지닌 이은주의 빈자리는 여전히 많은 이를 먹먹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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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여고생부터 충무로 기대주까지━
1996년 선경 스마트 교복 모델 선발대회에 어머니의 권유로 나간 이은주는 은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입성했다. 모델 대회 이후 이은주는 1997년 1월 예능 코미디 프로인 '코미디 전망대'의 '요즘 애들 이렇게 살아요' 코너에 출연해 신세대 고등학생을 연기했다.이은주는 '코미디 전망대' 이후 1997년 정극 드라마인 '스타트'에 출연해 발랄한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이은주는 1998년 영화 '송어'를 통해 첫 영화 데뷔를 했다. 배우 강수연, 설경구 등과 함께 영화에 출연한 이은주는 강수연의 동생 역할인 세화를 연기했다. 이은주는 당시 10대였음에도 선정적이고 무거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은주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은 드라마 '카이스트'다. 1999년 SBS에서 방영된 '카이스트'는 공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당시 최고 시청률이 33.6% 달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은주는 '키이스트'에서 차갑지만 팀원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구지원 역을 맡았다. 이은주는 드라마 '카이스트'를 통해 도시적이고 성숙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새롭게 각인됐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 수정'에 출연한 이은주는 순수하면서도 여우 같이 밀당하는 역할 수정을 맡았다. 사진은 '오! 수정'에 출연한 이은주(오른쪽)와 정보석의 모습. /사진='오! 수정' 스틸컷
'오! 수정' 이후 이은주는 끊임없이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았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하얀방', '하늘정원', '태극기 휘날리며' 등 이은주는 여러 영화를 통해 관객을 만났다.
영화 촬영 문제로 중간 휴식기가 길어진 이은주는 2004년에 방영된 MBC 드라마 '불새'에 출연했다. 당시 '불새'는 최고 시청률 31.7%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드라마에 나왔던 "뭐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타고 있잖아요"라는 대사는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다. '불새'에서 철없는 오렌지족부터 성숙한 여인의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이은주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이름을 알렸다.
드라마 '불새' 종영 이후 이은주는 영화 '주홍글씨'에 출연했다. 이은주가 맡은 재즈 가수 최가희는 한석규가 연기한 이기훈의 불륜녀 역할이었다. 당시 '주홍글씨'는 극과 극 평가를 받았지만 이은주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관객과 평론가의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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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수 없는 마지막 그날━
우울증을 앓던 이은주는 지난 2005년 2월22일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진은 이은주 추모 2주기를 맞은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영화 '주홍글씨'의 이슈와 드라마 '불새'의 인기로 이은주는 바쁜 활동을 이어갔다. 광고 촬영과 각종 인터뷰 등 이은주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대중들은 앞으로도 그녀의 활동이 탄탄대로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우울증 증세는 시간이 갈수록 그녀를 힘들게 했다. 대중의 사랑,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관심에도 이은주의 마음은 결국 회복되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05년 2월22일 자신의 자택에서 향년 24세의 나이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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