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사진=뉴시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높은 금리가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특히 전문가들과 공인중개사들은 올해가 주택 매매시장 경기 최저점이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3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작년 대비 시장 급락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집값 상승 전망이 작년보다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이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작년 5%에서 올해 26%로 2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공인중개사는 4%에서 21%로, PB(프라이빗뱅커)는 8%에서 21%로 각각 17%포인트, 13%포인트씩 올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하락 전망이 우세했지만 시장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의 30%가량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상승을 전망했다.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조금 더 부정적으로 시장을 예측했다. 전문가의 88%가 비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하락을 예상한 반면 공인중개사는 70%에 불과했고 가격 하락폭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51%가 3% 이상 하락을 전망한 반면 공인중개사는 이 비율이 28%에 그쳤다.
올해 전국 주택 전세가격에 대해 전문가의 53%, 공인중개사의 61%가 하락을 전망했다. 하락폭에 대해서는 3% 이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해 하락 전망은 크게 줄었으며 하락폭 역시 지난해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전문가의 47%, 공인중개사의 39%는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조사에서 응답자의 6%만이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을 전망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결과다.

올해도 매매시장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세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도권에서는 올해 주택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가 52%, 공인중개사 53%로 많았으나 하락 의견을 제시한 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비수도권에서는 전문가의 68%와 공인중개사의 57%가 전세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비수도권 전세가격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공인중개사의 의견에 차이가 있었다. 전문가는 하락 가능성을, 공인중개사는 상승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봤다.

주택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정책으로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PB 모두 금리 인하를 꼽았다. 다음으로 주택담보대출 지원, LTV(담보인정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공인중개사 그룹에서 금리와 대출 관련 정책의 필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현재 주택시장 침체가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며 수요 회복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외 경기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가계 부채 문제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금융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정책 금융 공급은 주택 수요 회복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매시장 경기 최저점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모두 올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해당 응답비율을 보면 전문가 50%, 공인중개사 59%에 달했다.
2026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소수에 그쳐 늦어도 2025년까지는 주택 경기가 최저점을 지나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올해가 경기 최저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장 많았지만 작년이 최저점이라는 의견 역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 공인중개사, PB는 공통적으로 올해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아파트 분양과 신축 아파트, 재건축을 꼽았다. 아파트 분양과 신축 아파트는 작년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졌으며 재건축은 꾸준히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과 신축 아파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지와 시설 등이 양호한 자산과 그렇지 못한 자산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정책 추진으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아파트 분양(28%), 공인중개사는 신축 아파트(23%), PB는 재건축(27%)을 1순위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꼽았다.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는 ▲역대 최저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주택 거래 ▲주택공급 급격한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 가능성 ▲노후계획도시 특별법과 재건축 시장 영향 ▲전세 수요 아파트 집중, 입주물량 부족으로 가격 상승 가능성 확대 ▲주택 경기에 최대 화두로 부각되는 금리 인하 가능성 ▲주택경기 위축에도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등에 7대 이슈에 대한 전망이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부동산시장 전문가, 전국 500여개 중개업소, KB국민은행의 PB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박사는 "지난해부터 주택공급 감소 이슈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 주택 공급 등의 변수가 부동산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