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금융시장은 올 6월부터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경기 침체 가능성 등 각국이 처한 경제 상황이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시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美 연준 금리 인하는 6월 전망 지배적━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월가를 비롯한 시장은 연초까지만 해도 연준이 오는 19~20일(현지 시각)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연말까지 총 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월말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발언을 했다.
이에 시장에선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오는 6월에 시작된 뒤 연말까지 3차례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올 6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1%에 달했다. 동결 가능성(29%)의 2.4배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재 5.25~5.50%인 미 기준금리를 5.00~5.25%로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54% ,4.75~5.00%로 0.50%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16.5%로 점쳐졌다.
━
유럽·영국·캐나다도 금리 인하 대열 합류하나━
미국을 비롯해 유럽, 영국, 캐나다 등도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다.앞서 캐나다은행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5.0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지난 2001년 4월 이후 2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다만 캐나다 역시 올 1월 물가상승률이 2.9%로 3%선을 밑돌면서 오는 6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둔화에 더해 저성장까지 예고돼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캐나다 경제성장률이 0.9%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캐나다 중앙은행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U(유럽연합)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했던 6월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U집행위원회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도 물가상승률은 올해 2.7%를 기록해 지난해(6.3%)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시장에선 ECB가 저상장과 물가 안정을 감안해 이르면 4월 중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ECB는 지난해 9월부터 4.50%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로베르트 홀츠만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은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최근 몇 년 동안 연준이 항상 반년 정도 먼저 움직였기 때문에 다른 사정에 변화가 없다면 시차를 두고 뒤따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란은행(BOE) 역시 금리 인하 신호가 감지된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지난달 20일(현지 시각) 영국 의회에 출석해 "금리를 내리기 전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목표 수준(2%)까지 떨어져야 할 필요는 없다"며 그 전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 기준금리격인 대출우대금리(LPR) 5년물 금리를 연 4.2%에서 연 3.95%로 인하했다.
인민은행의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되는 LPR은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로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다. LPR에서 1년물은 일반대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속 LPR 5년 만기를 4.20%로 동결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
호주·뉴질랜드·일본은 매파 신호… 제각각━
반면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은 올 상반기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4.35%로 동결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호주의 지난해 4분기 물가상승률은 4.1%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중앙은행(RBNZ)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뉴질랜드 물가상승률이 4.7%에 달해 전분기(5.6%)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RBNZ의 목표치(1~3%)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일본도 금리인상 후보국으로 지목된다.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 2016년 1월 단기금리를 0%에서 마이너스(-)0.1%로 내린 이후 8년째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1% 올라 1982년 이후 4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 3·4월 중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