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남 KB금융지주 ESG상생본부 상무(왼쪽에서 첫번째), 도성훈 인천시교육청 교육감(왼쪽에서 네번째)이 지난 2월28일 서부 거점형 늘봄센터 개관식에서 학부모, 학생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B금융
◆기사 게재 순서
⑭[르포] "취포 아니라 취업성공"신한은행 커리어업, 청년 꿈 키운다
⑮[인터뷰] 김경남 KB금융 ESG상생본부 상무 "돌봄에만 1250억원 쏟아요"
⑯[인터뷰] 이왕겸 미래에셋 책임투자전략센터장 "ESG공시, 새로운 투자 기준"
"제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됐지만 저희 시절에도 엄마가 직장을 다니면서 육아를 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 인천 서부 거점형 늘봄센터 개관식에 참석을 했는데 아이들의 환한 모습을 보면서 KB금융그룹이 진행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생활동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경남 KB금융그룹 ESG상생본부 상무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한 머니S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28일 인천시 서구 가정동에 초등학교 방과후 활동과 돌봄을 지원하는 '서부 거점형 늘봄센터'를 열었다. 김경남 상무는 "시설을 둘러보니 아이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 가정과 직장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돌봄에 진심… 1250억원 투입
최근 저출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KB금융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초등학생 돌봄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학생을 돌봐주는 제도인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초등 방과 후 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 개선한 늘봄하교는 올 3월부터 1학년을 대상으로 시작해 오는 2026년까지 초등학생 전 학년을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전히 돌봄 수요가 많은 대도시 과밀지역 등은 현실적으로 교실 부족과 정원 초과 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KB금융은 교육부와 협력해 '거점형 늘봄센터'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거점형 늘봄센터는 초등학생들에게 돌봄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로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평일에는 저녁 7시까지, 방학기간 중에도 운영된다.

현재 KB금융은 초등학생들이 늘봄센터에서 경제금융 지식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750억원을 투입해 2265개의 초등돌봄교실과 국공립 병설유치원을 신·증설했다. 이에 더해 KB금융은 '거점형 늘봄센터' 개관 지원에 총 5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매년 100억원씩 총 30여개 '거점형 늘봄센터' 개소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돌봄 서비스 구축에만 총 1250억원 이상을 쏟는 셈이다.

KB금융이 지원한 거점형 늘봄센터는 현재 ▲경남 김해시(삼문초) ▲제주시(아라초) ▲서귀포시(동흥초) ▲인천(루원시티) 등 4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올 5월과 7월엔 경북 포항시(송림초)와 경기 고양시(고양이룸학교), 내년 3월 목포시(상동초) 등 3곳을 추가 개관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이 지난달 23일 제주시 아라초등학교와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에 문을 연 ‘꿈낭 초등주말돌봄센터’./사진=KB금융
제주 아라초와 서귀포 동흥초에 문을 연 꿈낭초등주말돌봄센터는 전국 최초로 주말에 운영되는 돌봄시설이다. 김 상무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오후에 이용할 수 있는 정규반 이외에도 갑작스럽게 돌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일시돌봄반으로 구성돼 맞벌이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상무는 "KB금융은 늘봄학교 확대와 함께 방과 후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초등학생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경제·금융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약 100여개 늘봄학교에서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늘봄학교 등에서 돌봄을 담당하는 강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김 상무는 "수도권의 경우 강사진 풀이 많지만 지방 소도시의 경우 강사를 구하기 굉장히 힘든 점이 있다"며 "늘봄 강사 육성을 KB금융이 어떻게 지원할 지에 대해 구상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돌봄 넘어 일자리 창출까지
KB금융은 저출생의 주 원인으로 돌봄 공백뿐만 아니라 청년실업, 청년층 결혼기피, 교육격차 등도 꼽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KB금융은 청년의 실업난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KB 굿잡 프로그램'을 지난 2011년부터 13년간 운영해 3만8000여명의 취업준비생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왔다.

김 상무는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지원을 위해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 다둥이 전세자금대출' 등 특화금융상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교육격차 해소 지원을 위해선 미취학아동과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 'KB 드림 웨이브2030(Dream wave2030)'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미취학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습을 지원하는 'KB 라스쿨 KB 코딩교육 ' 등 세부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대학생 멘토의 학습지도도 진행되고 있다.
김경남 KB금융그룹 ESG상생본부 상무./사진=KB금융
고객·사회와 공동 상생
KB금융의 이러한 상생 노력은 양종희 회장의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이라는 경영철학과 맞닿아있다.
양 회장은 취임 후 KB의 고객 범주에 사회를 포함해 국민과 사회 전체로까지 확대, 재정의하며 기존 ESG본부를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김 상무는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소상공인, 서민 등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금융·비금융 모델을 구축하고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며 "미래세대와 사회와의 공존과 상생을 ESG 상생본부의 지향점으로 삼고 업무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그 근간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여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 할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KB금융은 오는 2026년 시행예정인 'ESG 정보공시 의무화'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상무는 "작년 공시체계구축 TFT(태스크포스팀)를 계열사별 재무·회계·리스크 담당자 등으로 40여명 구성했다"며 "ESG 전반의 정성·정량 지표들에 대한 내용과 기후리스크 관련 내용 등을 포함해 공시 의무화에서 요구하는 사항 전반을 포괄하는 시스템인 'ESG 정보 공시 시스템' 구축을 올해 말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상무는 "고객의 범주에 사회까지 포함해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는 사회를 KB금융이 만들어가야 된다는 CEO(최고경영자) 경영 철학처럼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KB금융은 ESG 금융 확대를 목표로 'KB 그린 웨이브(Green Wave) 2030' 전략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KB금융의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는 총 3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