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약보합세에 머물렀지만 서울 등 일부 지역 상승 전환했다.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진정됐지만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오름폭이 확대됐다./사진=뉴스1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은 서울과 대전 등 일부 지역, 전세가격은 수도권 아파트에 국한해 상승세를 보이며 지역별·유형별 가격 차이가 확대됐다. 분양물량과 청약 경쟁률도 지속해서 낮아져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21일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로 전월(-0.11%) 대비 하락률이 둔화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낙폭은 둔화된 모습이다.

서울(-0.06%→0.02%) 대전(-0.05%→0.01%) 울산(-0.08%→0.07%)은 상승 전환됐다. 그 외 지역도 대부분 하락폭이 작아져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주요 아파트와 수도권 주택 중심으로 매매가격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역별 차이가 커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KB선도아파트50)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3월 0.01%에서 4월 0.12%로 오르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여전히 100 이하로 '하락 전망'이 우세하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간 이어진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전환됐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던 수도권 주택 전세가 변동률은 0.04%를 기록, 전월(0.25%)보다 상승폭이 크게 좁아졌다. 5개광역시는 대구·부산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지역별 차이는 다소 완화됐다.

전세시장 전반의 둔화에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1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인 0.42%를 기록했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수도권 전세가격전망지수도 연초 이후 4개월 연속 '상승 전망'을 보였다"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3월 기준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2861만가구로 전월 대비 21.4%, 전년 동월 대비 0.9% 만큼 각각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5만가구를 상회했다. 전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난 2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월 매매 거래량이 급등한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낮지만 올해 초에 비해서는 다소 회복했다. 비수도권과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장기간 이어진 시장 위축으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거래는 전월 대비 20.7%, 비아파트는 23.9% 많아졌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증가율(22.3%)이 수도권(18.4%) 증가율을 넘겼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8000가구로 3개월 연속 횡보하며 위축된 분양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지난해 월평균 분양물량(1만7000만가구)보다 4.7% 높지만 최근 5년 월평균 분양물량(2만8000가구)보다는 33.5% 낮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2.3 대 1에 그치며 2023년(10.8 대 1) 평균치를 크게 하회했다.

전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가장 많은 대구는 지난달 핵심 지역인 수성구에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썼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선호 지역에서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격이 적정한 물량은 수요가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올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4964가구로 전월(6만4874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1만2194가구)는 지속해서 증가하며 건설업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