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고등학교에서 14세 소년이 총을 난사해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사진은 총격범이 붙잡힌 뒤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 축구장에 모여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배로 카운티 경찰은 윈더시에 있는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2명과 교사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용의자 콜트 그레이(14)를 구금해 조사 중이며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기소할 예정이다. 애팔래치 고등학교 학생인 그레이는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이가 사용한 총기 종류도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레이는 출동한 경찰관과 마주치자마자 곧바로 바닥에 엎드려 항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학생이 약 1900명인 이 학교에서는 1시간 동안 대피소동이 일었다. 교실에서 수업을 듣던 학생은 총소리가 들리자 교실 문을 잠갔다고 진술했다. 한 학생은 ABC 뉴스에 "누군가가 교실 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라고 여러 번 소리쳤다"며 "두드리는 소리가 멈췄을 때 더 많은 총소리와 비명이 들렸다"고 말했다.
CNN은 이날 아침 "학교 5곳에 총격을 가할 것이며 애팔래치 고등학교가 첫 번째 표적"이라는 전화가 걸려 왔었다고 보도했다. 전화 건 당사자가 총격범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새 학기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발생한 집단 총격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미국 대선에서 총기 규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민주당과 협력해 상식적인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미국에서 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마다 살아 돌아올지 걱정해야 하는 건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총기 폭력이라는 전염병을 영원히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에 "소중한 아이들이 병들고 미친 괴물에 의해 너무 빨리 우리한테서 떠나갔다"는 글을 올리며 희생 학생들을 추모했다.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총기 피습을 당해 귀 윗부분을 다친 바 있다.
올 초 조지아 주의회는 총기 안전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다. 해당 법안은 총기를 금고와 자물쇠를 포함한 안전한 장치에 보관하고 총기 안전 교육에 참여하는 총기 소유자에게 세금 혜택 300달러를 제공하자는 법안이었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찬성 162대 반대 3으로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해 실현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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