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26주년을 맞이한 파리모터쇼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사진=파리모터쇼 조직위원회
올해로 126주년이자 90회째를 맞이한 '2024 파리모터쇼'(MONDIAL DE L'AUTO)가 1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Paris Expo Porte de Versailles)에서 개막했다.
오는 20일까지 6개 홀에서 열리는 '2024 파리모터쇼'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최신 모델을 무대에 세우며 자신감을 보였고, 기존 강자들의 빈자리는 중국업체들이 차지했다.

글로벌 주요 모터쇼가 '모빌리티쇼'로 개명하는 분위기에도 여전히 '자동차 전시회'임을 강조했고, 그동안 자동차업계의 진보를 이끈 혁신 모델을 비롯해 영화 속 클래식카도 전시돼 볼거리를 제공했다.
파리모터쇼 현장을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왼쪽 두 번째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회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프랑스에서 열리는 행사다 보니 현지 업체들의 참가가 돋보였다. 르노그룹과 푸조-시트로엥을 필두로 폭스바겐, 아우디, BMW, MINI 등 독일 브랜드도 부스를 꾸렸다. 전동화를 앞세운 기아, 캐딜락, 포드 등은 물론 중국의 홍치, GAC, BYD, 샤오펑(Xpeng), 립모터 등의 업체도 참가했다.
현장 시승행사에서는 다양한 차종을 타볼 수 있도록 신청을 받는데 홍치 등 중국업체들은 가장 많은 차종을 투입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예술적 감각 뽐낸 프랑스 차 회사들
르노가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르노(Renault) 그룹은 가장 큰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차종을 소개했다. 르노와 다치아, 알핀, 모빌라이즈 등 르노 그룹 산하 브랜드들은 월드 프리미어 7종, 콘셉트카 2종을 비롯한 최신 차종을 발표했다.
르노 브랜드는 '4 E-Tech 일렉트릭'을 세계최초로 공개했다. 르노 4 E-Tech 일렉트릭은 1960년대를 풍미한 오리지널 르노 4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디자인과 컴팩트한 사이즈에 르노의 첨단 최신 기술 및 실용성을 고루 담아낸 도시형 순수 전기차다.
르노그룹 루카 데 메오 회장이 R4 E-TECH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지속가능성과 탈탄소화 측면에서 브랜드의 미래를 구현해낸 새로운 콘셉트카 엠블렘(Emblème), 프랑스의 세계적인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오라 이토(Ora Ïto)와 협업한 '르노 17 레스토모드'(Renault 17 Restomod)도 무대를 장식했다.
지난해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2024 올해의 차'로 뽑힌 '세닉 E-Tech 일렉트릭'(Scenic E-Tech Electric)과 함께 '트윙고 프로토타입'(Twingo Prototype), '르노 5 E-Tech 일렉트릭' 등 르노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와 함께 '심비오즈'(Symbioz), '라팔'(Rafale) 등 르노 브랜드를 대표하는 E-Tech 풀 하이브리드 모델도 함께 선보인다.
알핀 390베타를 소개하는 알핀의 안토니 빌런 디자인 총괄 디렉터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그룹 내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은 브랜드 최초의 전기 스포츠 패스트백 'A390'의 콘셉트카 'A390_β'(베타)를 공개했다. 2025년 출시 예정인 신차 'A390'은 올 여름 판매를 시작한 핫해치 A290과 함께 알핀의 순수 전기차 라인에 포함될 예정이다.
6기통 수소 엔진을 탑재한 수소 레이스카 알펜글로우(Alpenglow) Hy6, 알핀의 엔지니어링과 '아틀리에 프로그램'(Atelier programme)의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적용한 아이코닉 모델 A110의 새로운 버전을 통해 알핀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시트로엥이 새로운 C5 에어크로스 콘셉트를 선보였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푸조는 전기차 6종과 양산차에 적용될 신기술 등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를 선보였다.
가장 먼저 순수 전기 패스트백 세단 뉴 E-408을 월드프리미어로 공개했다. 뉴 E-408은 시선을 집중시키는 스타일과 뛰어난 효율성을 겸비한 모델로 역동적인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독보적인 외관이 특징.


제품 포트폴리오에 뉴 E-408이 추가된으로써 푸조는 유럽 대중 브랜드 중 가장 폭넓은 총 12종(승용차 9종, LCV 3종)의 순수 전기 모델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각 전기 모델은 멀티 에너지 플랫폼을 통해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고를 수 있다.
사진자료-푸조 전기 라인업 (왼쪽부터 푸조 E-308, E-308SW, E-5008 SUV, E-3008 SUV, E-2008 SUV, E-208) /사진=푸조
차세대 아이-콕핏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던 콘셉트카 '푸조 인셉션 콘셉트'(Peugeot Inception Concept)도 무대에 올랐다. 2023년 공개된 푸조 인셉션 콘셉트는 인체공학적 측면에서 큰 발전을 이룬 하이퍼스퀘어 스티어링 컨트롤(Hypersquare Steering Control)을 적용했다. 하이퍼스퀘어 스티어링 컨트롤은 고전적인 스티어링 휠을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차세대 푸조 아이-콕핏이다. 2026년부터 출시되는 푸조 전 차종에 기본 적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SUV 세그먼트 내 최장 주행거리를 인증받은 'E-3008 SUV' 모델을 비롯해 'E-5008 SUV', E-208', 'E-2008 SUV', 'E-308' 등 총 6종의 전기차를 전시한다.

E-3008 SUV는 차세대 디자인과 21인치 파노라믹 스크린이 포함된 새로운 파노라믹 아이-콕핏(Panoramic i-Cockpit®)을 적용해 기술력과 몰입감을 높였으며, 이번 모터쇼에서는 1회 충전 시 최대 700km(WLTP 기준)를 달릴 수 있는 롱레인지 모델이 소개됐다.
파리모터쇼의 볼거리. 영화에 소개된 차들이 전시돼 있다.
E-5008 SUV도 롱레인지 모델이 전시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668km(WLTP 기준)이며 편의성, 거주성, 모듈 방식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모두 겸비해 우수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독보적인 모델이다.
6종의 전기차 외에도 푸조는 최신 모터스포츠 정신을 담은 '푸조 9X8 하이브리드 하이퍼카(Peugeot 9X8 Hybrid Hypercar, 이하 푸조 9X8)'를 전시한다. 푸조 9X8은 푸조 모터스포츠팀에게 총 3회의 르망 24시 우승컵을 안겨준 '905'와 '908'의 유산을 이어받았다. 브랜드의 디자인 기조를 완벽히 반영한 푸조 9X8은 양산차에 적용할 기술력, 내구성 및 성능을 연구할 수 있는 실험실 역할을 한다.
모터쇼 큰손 된 중국 전기차업체
중국 홍치는 EH7을 선보였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업체는 BYD다. BYD 찰리 리 부사장은 무대에 올라 "BYD는 기술 기업"이라며 블레이드 배터리, e-플랫폼 등 BYD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BYD는 현재 헝가리, 브라질, 우즈베키스탄 등에 공장을 갖고 있다.
BYD의 새로운 EV 플랫폼인 e-플랫폼 3.0을 사용하는 실아이온7도 공개됐는데 최고속도는 215km/h, 배터리용량 91.3kWh, 충전용량 230kW로 80% 충전하는 데 24분이 걸린다고 한다. 배터리는 코발트 프리(Cobalt-free, 코발트를 쓰지 않는 양극재를 사용로 차세대 소재로 꼽힘) BYD LFP가 적용됐다.
BYD 씰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립모터인터내셔널은 스텔란티스 51%, 립모터 49% 비율로 투자한 합작사다. 유럽시장을 겨냥했으며 스텔란티스그룹 부스에 함께 전시됐다. 모터쇼에 전시된 건 소형 전기차 T03과 C10, 신모델 B10, C16 등이다. 이 중 B10은 월드프리미어 모델이다.
샤오펑도 관심을 모았다. 무대 전면에 G6, G9와 함께 UAM 프로토타입을 전시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샤오펑 P7+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차급을 타깃으로 했다고 한다. 이날 현장에는 허 샤오펑 CEO가 참석했다. 브로예트 제레미 샤오펑 글로벌 PR담당자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에 "일본과 한국 시장도 진출을 검토할 생각이며 1~2년 안에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올 연말 유럽 진출을 계획한 GAC(광저우자동차)는 아이온V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11월 브랜드 런칭과 함께 프리미엄 모델인 HYPTEC HT를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내년 중반쯤부터는 중간급 가격대의 아이온V와 저가형 모델 NY를 함께 출시할 방침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파리모터쇼는 유럽연합과 중국의 전기차 신경전이 느껴진 행사"라며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도 당당히 브랜드를 소개하고 신차를 출품했다"고 말했다.
기아 부스에서 소개되는 EV3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캐딜락 전기차 리릭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