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김하늘양을 살해한 여교사의 우울증은 살인과 관련 없다는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소견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아이와 부모가 꽃을 내려놓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1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희 교수는 "일반적으로 우울증이 있을 땐 '자해 위험성'이 커져 자살 충동이 높아지거나 실제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우울증 환자들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고, 기운이 없어 자신을 해할지언정 남을 해칠 만큼 폭력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해 위험성'은 크지만 '타해 위험성'은 매우 낮다는 의미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폭력성이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교수는 "하늘이를 살해한 교사 A씨의 우울증과 폭력성은 관련이 없다고 본다. 범죄자에게 우울증 병력이 있다고 해서 범죄행위와의 인과관계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A씨가 우울증과 관련 없이 원래부터 폭력적인 성향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살인 같은 범죄 행동을 결정하는 건 범인의 성격, 폭력적인 성향, 타인과의 갈등 관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정신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일반인의 범죄율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보다 월등히 높다.
이 교수는 '교사 A씨가 우울증을 방치해 증상이 매우 심해졌다면 살인과 관련이 있냐'는 물음에 "그렇다 하더라도 '심한 우울증'과 폭력성은 관련이 없다. 우울증이 심한 환자들을 보면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5시50분쯤 대구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하늘양과 교사 A씨가 발견됐다. 하늘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부검 결과 '다발성 예기 손상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됐다. 하늘양의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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