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남철수작전의 영웅인 벌리 스미스(왼쪽에서 세번째) 등 일행이 거제를 방문, 흥남철수작전기념비에서 헌화하는 모습./사진=거제시
6·25전쟁의 가장 극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히는 흥남철수작전 당시 1만4000명의 피난민을 태우고 거제로 향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마지막 생존 승선원 벌리 스미스(96세)씨가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거제시는 18일 크루즈 여행 중 부인, 지인들과 함께 거제를 방문한 벌리 스미스 씨가 흥남철수작전기념비 앞에서 라루 선장과 동료 승선원들을 기리는 헌화와 추도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1950년 12월 흥남부두에는 중공군의 맹렬한 공격을 피해 남쪽으로 탈출하려는 피난민들로 가득했다. 미군이 철수하는 와중에도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오나드 라루 선장과 승선원들은 군수물자를 내려놓고 피난민들을 태우기로 결정했다.


정원 60명의 화물선에 무려 1만4000명을 태우는 기적을 만들어낸 이들은 12월23일 흥남을 출발해 12월25일 거제 장승포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는 한 척의 배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세계 기록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위대한 순간이었다.

당시 승선한 피난민 중에서는 배 위에서 태어난 신생아도 있었다. 손양영(74세), 이경필(74세)씨 등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이들은 7년 만에 재회한 은인 벌리 스미스 씨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스미스 씨는 "1950년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잊을 수 없다"며 "우리가 운반한 화물은 1만4000명의 생명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거제시는 흥남철수작전이 남긴 인류애와 역사적 의미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장승포동 옛 여객선터미널 부지에 '흥남철수기념공원'을 조성 중이며 오는 2026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