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대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사진=양진원 기자
7일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에 대한 수입 관세를 낮추는 방안으로 브라질 내 아이폰 생산 공정 규모 확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폭탄 여파가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데 이번 관세 정책에 따라 중국에 54% 수준의 막대한 관세율이 매겨졌다.
일각에서는 관세 폭탄의 영향으로 향후 아이폰 가격이 최대 1.5배 가량 뛸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이 중국 외 미국과의 상호 관세율이 낮은 브라질 등으로 제조 공정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살펴보면 아이폰 생산량의 약 9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에는 34%의 관세율이 책정됐다. 이미 미국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20%의 추가 관세를 매겼던 만큼 중국에는 사실상 54%의 관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IT업계에서는 향후 아이폰 가격이 최대 43% 가량 오를 것이라는 비관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내 아이폰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향후 전세계 관세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에서도 가격 상승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관세 폭탄 문제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 원가가 1.5배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6 프로 256GB 모델의 경우 부품 원가가 549.73달러인데 관세 부과로 인해 원가가 846.59달러 수준으로 약 54%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에는 대만산 프로세서, 한국산 디스플레이와 모뎀, 일본산 카메라와 저장장치, 중국산 배터리와 외장 케이스 등이 탑재된다. 이같은 아이폰 부품 제조국별로 이번 상호 관세율을 적용해보면 원가가 1.5배 가량 뛴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업인 애플이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의 타격을 받게 되는 셈이다. 브라질 아이폰 생산 공정 확대도 이같은 차원에서 이뤄진다. 브라질에 매겨진 상호 관세율은 10%로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1년부터 브라질에서 아이폰 생산을 시작해왔는데 규모 자체가 크지도 않고 중남미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보급형 아이폰 위주로 조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플이 아이폰13~15 등 플래그십 제품도 브라질에서 조립을 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통신 규제기관인 아나텔이 애플의 브라질 생산 기지에 아이폰16 조립 인증도 부여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애플은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아이폰16 프로 조립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브라질 공정 확대가 성공하면 중남미 수요를 충족하는 데 더해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까지 느려 관세 부담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라질 뿐만 아니라 기존에 애플이 제품 생산 기지를 뒀던 인도, 베트남 등의 생산 규모 확대도 추진될 수 있다. 인도와 베트남에도 각각 26%, 46%라는 높은 관세율이 부과됐으나 중국보다는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 제품 재고를 비축해놨던 만큼 당장 아이폰 가격 인상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발표한 상호 관세율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7 시리즈부터는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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