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인한 관세 전쟁 우려 속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환노출 전략을 취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승세다. 8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밖에서 행인들이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간의 환율을 표시하는 전자 화면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로이터
9일 ETF 체크에 따르면 한 주 기준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엔화 환노출 전략을 취하는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가 5.93%로 1위를,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가 5.36%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두 상품 모두 환전 없이 미국 30년 국채와 일본 엔화 환율 성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미국 30년 국채를 달러가 아닌 엔화로 환노출해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차익과 엔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가져갈 수 있는 월 분배 상품이다.
채권은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로, 장기채(30년)는 금리 변동에 민감해 금리가 조금만 내려가도 채권 가격이 크게 올라간다. 지난 4일 미국 30년 채권수익률은 9.40베이시스포인트 내려앉은 4.390%에 거래를 마쳐 해당 ETF 수익률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는 현재 역사적 저점 구간으로 엔화 강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일본은 최근 도쿄 지역의 근원물가가 전년 대비 2.2%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지속, 일본 대기업 60%의 올해 임금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본 노무라는 BOJ(일본은행)가 오는 7월 기준금리를 현재 0.50%에서 0.75%까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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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회피' 안전자산 통화 움직임 반영… '엔화 강세'━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모습. /사진=로이터
최은영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FI운용부 수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국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며 "위험 회피 심리에 따른 안전자산 통화 움직임이 반영돼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ETF는 미국 금리 하락과 더불어 엔화 강세까지 더해져 높은 주간 수익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상황 속 미국 장기채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 상품마케팅실 실장은 "당분간 달러 약세 국면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엔화 노출 미국 장기채와 미국 대표지수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채권의 경우 미국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에 대응해 미국 장기채 비중을 확대하는 투자 방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세 우려 장기화에 따른 미국 경기 둔화 본격화 국면에 대비해 장기채 비중 확대를 통한 자본차익을 모색하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음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Fed(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 강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중한 접근에도 불구하고 추가 시장 하락이 침체를 야기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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