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MBK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긴급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민지 기자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법정관리) 신청 사태와 관련해 야권이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구체적인 사재출연 계획과 변제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으나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비판이 커진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검경, 국세청 등 당국이 모두 나서 전액 피해 보상을 관철하겠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MBK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민병덕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오세희 의원이 이끄는 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강준현·김남근·김현정·송재봉·신장식·안도걸·유동수·이강일·한창민 의원, 홈플러스 공동대책위원회가 함께 주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민병덕 의원은 기습적인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피해자들이 속출한 점을 거론하며 "회생법원의 허가 없이는 채권 변제순위 변경도 지급도 불가능한 상황을 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의 입바른 소리는필요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홈플러스에 1조원을 투자하고 2조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무위, 민주당 을지로위와같은 국회의 힘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과 함께 경찰, 검찰, 국세청이모두 나서서 100% 피해 보상을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의원들은 김 회장이 사재출연 계획과 변제 방안을 10일까지 제시하지 않을 경우 국민을 기만한 죄를 물어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MBK의 차입매수(LBO)행태를 둘러싼 문제 제기와 비판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마트노조 최철한 국장은 "MBK 인수 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지출된 이자비용은 약 2조9329억원으로 해당기간 영업이익 합계액 4713억원보다 2조5000억원 많다"며 "홈플러스 영업이익이 몽땅 MBK의 이자비용으로 지급됐고 그것도 모자라자산을 팔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토론 패널들은 사모펀드의 차입매수에 대한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사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이 대표적이다. 기업에 손실을 입히는 차입매수 행위를 결정한 이사진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상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는 인수대상 기업의이사들이 이해충돌 상황에서의 회사와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관점에서 차입매수 남용으로부터 인수대상 회사를 보호하고 있다"며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면서 인수대상 기업에 이사 등을 파견했다 하더라도 인수대상 기업 이사들이 지배권을 갖는 사모펀드에 충성해 해당기업 자산을 인수자금의 담보로 제공하거나 해당기업이 채무자가 돼 채무를 부담하는것은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을 통해 차입매수를 규제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 의원은 "사모펀드가 지배하는 차입매수 남용에 대해서 일정한 금융감독 차원의 규제를 실행하고 있다"며 "금융감독 차원의 사모펀드 차입매수 남용을 둘러싼 규제를 자본시장법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모펀드의차입매수에 대한 별도 규제가 국제적으로 이미 도입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사모펀드 주도의 차입매수에서 발생하는 레버리지 위험과 이해상충 문제를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우리도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 내부통제 의무, 이해상충방지, 신용공여비율제한등의 규제를 직접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