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7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14~15일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최고위급 관계자를 만났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지난 14일 홍콩에서 줄리아 룽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CEO를 만났다. 이후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우 칭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샤오 유앤치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부국장을 만났다.
우선 룽 CEO와 만난 이 원장은 양국 자본시장 감독 현안을 공유하고 건전한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아울러 ▲아시아 최초 가상자산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토큰형 머니마켓 ETF 승인▲가상자산 육성 로드맵 발표 등 최근 홍콩의 가상자산 거래와 규제 동향을 공유하고 가상자산 감독과 관련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룽 CEO는 이날 이 원장에게 "미국 상호관세 등 대외요인에 따른 변동성 증가에도 홍콩 주식시장은 일시적 충격 이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자본시장 개선 노력을 잘 알고 있고 홍콩도 지난 수년간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공매도 제도개선과 관련해 홍콩 소재 금융회사가 한국 법규를 충실히 준수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한국은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고려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공매도를 재개해 중단 없이 운영하고 있다"며 "글로벌IB(투자회사)와 관련된 SFC의 적극적 조사 협조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후 이 원장은 베이징으로 이동해 샤오 부국장과 만났다. 이 원장과 샤오 부국장은 글로벌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금융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해 논의하고 위험 전이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양 기관은 한국과 중국이 인접 국가로서 금융 안정을 위해 협력할 필요성이 큰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 교류를 이어가기로 협의했다.
이 원장은 샤오 부국장에게 "한국 금융당국은 외부 충격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적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샤오 부국장은 "중국 당국도 금융 불안 가능성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큰 내수시장 등 중국 경제의 특성을 살려 내수 진작과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투자 확대로 경제 하방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능력을 볼 때 건전성 우려는 낮다"고 했다.
우 칭 주석과의 회동에서는 ▲자본시장 공정성 제고 ▲공시 확대 ▲모험자본 공급 강화 등 자본시장 기능 활성화를 위한 양국 감독 당국의 역할에 관해 논의했다. 아울러 양국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 원장은 우 칭 주석에게 "양국이 추진 중인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에 유사점이 많아 상호 협력 여지가 큰 만큼 향후 활발히 교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 칭 주석 역시 "한국 경제는 반도체 등 산업 기반이 탄탄하고 한국 증시 또한 최근 변동성 확대에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으로 보이고 있다"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이 원장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한국시각) 2박3일 일정으로 홍콩과 베이징을 출장했다. 다음 달에는 스위스 바젤 출장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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