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21일 140엔선을 위협하는 등 엔화 가치가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사진은 1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환전소 모습. /사진=뉴스1
엔/달러 환율이 21일 140엔선을 위협하는 등 엔화 가치가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은행 외환 창구에선 100엔이 1007원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엔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3분 현재 달러당 엔화는 140.6엔 수준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가량 내렸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며 달러화 매도세가 확산했고 안전자산 엔화 가치가 상승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오후 3시 2분 기준 99.40을 기록하면서 지난 11일부터 6거래일째 99선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지난 2022년 4월 이후 3년여 만이다.

투기적 순포지션은 지난 12일 기준 12만1800계약 순매수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 강세에 달러 등 기타통화 자산을 팔고 엔화를 매수한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일본은행은 오랜 저금리 시대를 끝내고 추가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최근 "현재 실질금리가 매우 낮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오는 6~7월 중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은 통화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며 엔화 강세를 더욱 자극한다.


외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달러 가치가 하락, 엔화에 투심이 몰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는 한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경계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일본 금리가 오르거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이 발생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이 전략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엔화가 갑작스레 강세로 전환되면 투자자들은 보유 포지션을 급하게 청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가 발생한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5엔을 하회하며 수급 충격을 유발할 수는 있어도, 2024년 7~8월과 같은 충격적인 청산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과거와 달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를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