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백발의 부부가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다. 고추장과 사골곰탕 등 식료품과 얇은 여름 티셔츠, 양말 등 다양하게 생활용품을 담았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의 지하 1층 '굿윌스토어 밀알 우리금융점'을 방문한 부부는 은행 업무를 보러 왔다가 굿윌스토어를 방문했다.
굿윌스토어 고객 김현정(가명, 80)씨는 "상품 택이 그대로 달린 옷과 신발, 그릇 등이 가지런히 정리된 곳에서 쾌적하게 쇼핑을 했다"며 "장애인은 재정적으로 자립하고 소비자는 저렴하게 물품을 구입할 수 있어 판매자, 구입자 모두에게 좋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우리금융은 시범사업으로 서울 금천구 굿윌스토어 밀알금천점을 개점했고 전국에 현재 37개의 굿윌스토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일 울산 밀알울산무거점을 개점했고 올해도 지역 거점 도시에 신규 매장을 선보이며 굿윌스토어를 전국으로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굿윌스토어는 450여명의 발달장애인들이 자립을 위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굿윌스토어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1500명이 넘는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고 경제적 자립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종룡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 굿윌스토어 스티븐 프레스턴 대표와 굿윌스토어 밀알우리금융점에서 만남을 갖기도 했다.
우리금융미래재단 관계자는 "지방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들의 고용 기회를 넓히기 위해 지역 거점 도시에 신규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국 각지에 굿윌스토어를 꾸준히 건립해 발달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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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특수학교 졸업 후 취업 성공… "휴일에 오고 싶은 곳" ━
그룹경영협의회에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지주사 임원이 참여해 그룹의 ESG경영 전략을 수립한다. 이 밖에 14개 그룹사와 우리금융미래재단,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굿윌스토어 밀알 우리금융점'에서 만난 베테랑 직원 송하협(22세)씨는 굿윌스토어를 "휴일에도 오고 싶은 직장"이라고 소개했다.
발달장애인 송 씨는 2021년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강남세움점'에서 근무를 시작해 올해 5년째 굿윌스토어에서 물품을 판매,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이른 아침 우리은행 직원들이 넥타이를 매고 본점에 들어오면 송 씨는 밝은 미소로 작업조끼를 입고 손님을 맞는다.
송 씨는 "발달장애인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됐고 굿윌스토어를 들어와 당당한 직장인이 됐다"며 "아침부터 물품을 정리하고 판매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바쁜 하루를 보낸다.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교감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기부함에는 기부 신청서와 물품을 담을 수 있는 기부 봉투가 비치됐다. 기부자가 신청서를 작성해 봉투에 물품과 함께 넣으면 굿윌스토어에서 확인 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원(WON)뱅킹 플랫폼에 신설된 '굿윌스토어 물품 기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온라인으로 많은 양의 물품을 편리하게 기부할 수 있다. 서비스 신청 후 물건을 집 앞에 내놓으면 굿윌스토어 직원이 수거해 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굿윌기부함은 서울 내 우리은행 영업점 20곳을 포함해 전국 지점으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며 "일상 속 금융 거래가 이뤄지는 공간에 마련된 기부함이 장애인 자립과 기부문화 확산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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