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팬오션은 이달 들어(지난 24일 종가 기준) 3.51% 하락했다. 대한해운은 3.98%, 흥아해운은 0.31%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도 이어진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팬오션을 38억231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은 이달 초 15.22%에서 15.12%로 줄었다. 흥아해운은 19억4868만원어치 팔며 보유율이 1.55%에서 1.20%로 줄었다.
최근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의 해운 산업을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다. 수수료는 오는 10월14일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되며 매년 인상할 방침이다.
이에 HMM 등 국내 대형 해운사는 반사이익을 노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HMM은 중국산 선박이 거의 없어 타 글로벌 선사 대비 경쟁력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향후 USTR의 대중국 제재가 공격적으로 이뤄질수록 경쟁 선사 및 해운 동맹 대비 HMM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HMM은 현재 단 5척의 중국산 선박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HMM과 SM상선 등 미국-유럽 노선이 가능한 대형 해운사 외 팬오션, 대한해운 등 중소형 해운사는 미·중 무역 갈등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체 글로벌 무역량이 줄면서 중국과 아시아 국가 내 물량이 주 매출처인 중소형사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발 해상운임지수(KCCI)는 1767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3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KCCI 중국 운임(한국→중국)은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49달러에서 48로 감소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될수록 해상 물동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해운업종은 미국 관세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주로 부각된다"고 말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정책과 조선·해운업 규제로 현재 해운시장은 극심한 불확실성에 놓여있다"며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운임하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적인 지표보다는 중장기적인 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정책으로 촉발된 불확실성 속에서 각 해운사의 경쟁력과 운영전략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 관세 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국내 해운선사들의 방향성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속에서 선사별 경쟁력 및 운영 전략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팬오션의 경우 미국 불확실성 영향이 적고 LNG선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한 점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LPG(액화석유가스) 사업 부문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KSS해운 역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KSS해운 측은 "트럼프 당선 이후 화석연료 생산 기조 확대에 따라 LPG 수출량과 CAPA(생산능력)가 증대되고 있다"며 "중단기적 관점에서 미국산 LPG의 점진적 수출량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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