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건 접수 34일 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공직선거법 제270조가 정한 이른바 '6·3·3 규정'(1심은 공소제기 후 6개월, 항소심·상고심은 판결 선고 후 각각 3개월 내 처리)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대법원은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의 적시 처리를 도모했다"며 이례적 신속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법원은 "1·2심 절차에만 2년 6개월이 소요됐고 유무죄 판단이 엇갈리면서 초래된 혼란과 사법 불신의 정도가 유례없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며 "사건 접수 직후부터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 검토에 착수해 치열한 토론 끝에 신속하고 충실하게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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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파기환송심부터 재상고까지 6개월~1년여 기간 소요돼━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소송기록을 서울고법에 보내고 사건이 정식 접수되면 시작된다. 파기환송심은 다른 재판과 달리 피고인에게 별도의 기록 접수 통지를 하지 않는다. 서울고법은 배당을 통해 담당 재판부를 새로 지정하는데 기존 항소심을 맡았던 형사6부는 배제된다.
이후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재판기일을 통지하고 이 후보는 파기환송심에 직접 출석해 재판을 받게 된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상고심과 달리 파기환송심은 피고인이 출석해야만 재판이 진행된다. 통상 재판기일 통지와 송달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 후보가 기일에 불출석 할 경우 방어권 보장을 위해 기일이 한두차례 더 열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첫 파기환송심 선고까지도 시간이 부족하다.
설령 파기환송심 선고가 대선 전에 이뤄지더라도 이 후보가 선고 결과에 불복해 재상고하면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아야 한다. 형사소송법상 상고장 제출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 상고이유서 제출은 20일 이내다. 통상 이 모든 절차는 아무리 빨라도 6개월,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 후보가 송달을 늦게 받거나 마감 직전 상고이유서를 제출할 경우 대선 전까지 대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은 물리적으로 어렵게 된다.
향후 이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재판을 중단해야 하는지를 두고 헌법 제84조 해석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추'가 기소만을 의미하는지 기소 이후의 재판까지 포함하는지에 대해 법조계와 헌법학계의 해석은 분분하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헌법 84조의 해석에 대해 법조계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통상적인 해석은 재판 절차도 중단된다는 쪽"이라고 밝혔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학계는 이런 결과에 대해 예측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다수설', '소수설'이라고 볼만한 의견이 없어 '소추'에 수사뿐 아니라 기소가 포함된다는 데 동의하지만 기소 이후 재판까지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학문적 정리가 거의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헌법 제84조의 취지는 국정안정을 도모하고 국격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형사법정에 세우지 말라는 것이 헌법 84조의 취지로 봐 형사재판이 정지돼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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