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킵스파마는 한국글로벌제약과 인수 및 합병한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 416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지난달 1만2600원까지 치솟았고, 지난 2일엔 전일 대비 9.45% 상승한 1만1700원에 마감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 사업을 영위하던 킵스파마는 사명을 바꾸고 제약사를 표방한다. 사업 전환을 서두른 건 내년 만기 예정인 전환사채(CB) 물량 때문이다. 킵스파마는 2021년 운영자금(50억원)과 타법인 취득(270억원)을 위해 320억원의 5회차 CB를 발행했는데 해당 채권 만기일은 내년 7월로 이 중 280억원이 미전환됐다.
해당 채권 표면이자율은 0%지만 만기일까지 투자자들이 전환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을 반환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만1429원이다. 미전환주식 수는 244만9908주로 기발행주식의 12.8%에 달한다.
자회사인 배터리솔루션즈 역시 올해 연말까지 상장하지 않는다면 프리IPO 때 매각한 주식 중 상당수(264억원)를 다시 매수해야 할 상황이다. 만약 매수하지 않는다면 배터리솔루션즈 주식을 취득한 일로부터 매수청구일까지 연 8% 이자를 지불해야만 한다.
결국 킵스파마는 자신의 기업가치 외에도 자회사인 배터리솔루션즈까지 함께 부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 이를 위해 킵스파마는 지난달 윤상배 전 휴온스 대표를 제약 부문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GSK코리아에서 호흡기사업 본부장을, 보령제약에서 전문의약품(ETC) 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처방약 사업에 밝은 업계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휴온스에선 매년 10%대 외형 성장을 끌어내며 연간 기준 매출액 5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그는 서울 영등포의 옛 한국글로벌제약 서울사무소로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킵스파마 관계자는 "5CB의 표면이자율은 0%라서 이자 부담이 없으며, 만기가 도래할 경우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해 재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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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출신 최대주주 '불신' 여전…중복상장 우려로 당국 승인 '난항' ━
현재 킵스파마는 '먹는 비만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약 개발의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을 만큼 투자자와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두 대주주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는 상황에 지난 2월 4CB 투자자들이 20억원 물량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며 일부 투자자들이 신사업 시작 전부터 이탈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회사인 배터리솔루션 상장 역시 금융당국의 심사 강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모회사와 사업영역이 겹치는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솔루션즈의 경우 모회사와 업종이 겹치지 않지만 자회사의 상장이 모회사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킵스파마의 경우 지난달 예정인 자회사의 상장 예비 심사 청구 계획을 철회한 후 후일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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