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전북과 충남 등 중부권을 돌며 '2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마무리했다. 사진은 7일 이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인사 하는 모습. /사진=김성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전북과 충남 등 중부권을 돌며 '2차 골목골목 경청투어' 국토종주편을 이어갔다. 공판기일 연기로 사법리스크를 뒤로 미룬 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선 이 후보는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와 지역화폐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며 민심을 공략했다.

7일 오전 전북 임실군 임실전통시장. 이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좁은 골목길은 인파로 가득 찼다. 시장 초입에 들어선 이 후보는 두 손을 높이 들며 인사를 건넸고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나의 소년공 사랑합니다', '내란 종식! 사법 쿠데타', '농어촌 주민수당으로 지역경제 살리자' 같은 피켓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 후보는 임실복지관 시니어 합창단과 사진을 찍고 짧은 춤을 함께 추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이 후보가 임실복지관 시니어 합창단과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김성아 기자
이날 이 후보는 임실복지관 시니어 합창단과 사진을 찍고 짧은 춤을 함께 추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즉석연설도 이어졌다. 그는 "정치인과 대통령은 국민이 부리는 머슴일 뿐"이라며 "일부는 꼭 뽑히고 나면 자기가 왕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멍멍이도 충직하게 주인을 모시는데 사람이 돼서 국민이 맡긴 일을 망각하고 총칼로 국민을 위협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잘못된 공직자를 벌하기는커녕 편드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다음 달 3일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 연설 뒤로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 이원택 전북도당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내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정권교체로 희망을 열자", "전북의 자존심을 회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어촌 기본소득 다시 꺼내 들었다… "1인당 15만~20만원씩 지역화폐로"
이 후보는 곧이어 전북 진안 새참거리로 이동해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전북 진안군 새참거리 인근에서 수삼을 맛보며 상인과 대화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 후보는 곧이어 전북 진안 새참거리로 이동해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농촌 기본소득 실현'이란 현수막을 들고 있는 시민을 언급하며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다"라며 "전북도와 중앙정부가 협력해 1인당 15만~20만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갈치조림 식당도 장사가 잘될 것이다. 진안군 인구 2만5000명 기준 약 6000억~7000억원 예산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이 경제 성장에선 소외됐다는 점을 파고들며 다시 한번 농어촌 기본소득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퍼주기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모두 국민이 낸 세금"이라며 "자기들이 도둑질하고 훔쳐 먹는 데 쓰면서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아까워한다"고 질타했다.

진안 전통시장에서는 한 상인이 건넨 홍삼 즙을 받아들며 "이거 받으면 또 재판받으러 가야 해요. 이것은 징역 5년"이라며 농담을 건네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상인은 "내가 증인 설 거야, 나쁜 놈들"이라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주에서는 K-콘텐츠 대표 주자들과의 만남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행사장 인근 한 카페에서 영화 '국제시장'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과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 드라마 '시크릿 가든' '미스터 션샤인' '더 글로리'의 김은숙 작가, 드라마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작가를 만났다.

김 작가는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처럼 여야 대표가 영혼을 바꿔보면 어떻겠느냐"고 농담했고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바꿔보고 싶다"며 유쾌하게 받아쳤다. "한동훈 전 대표와는?"이라는 질문에는 "그건 별로"라고 답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익산에서는 대한노인회 지회를 방문해 어버이날 인사를 전했다. 이 후보는 "어르신들이 한국을 산업화한 주역인데 노후가 불안정해 걱정이 많으실 것 같다"며 "우리 세대가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다음 세대도 희망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함께한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고령층 고생이 컸다. 의료 취약지역에 대한 정책도 경청하고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충남서도 지지자들 북새통… 기념 촬영, 사인 등 여유 갖춰

7일 예산시장길에는 이 후보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후보가 7일 충남 예산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김성아 기자
오후 일정은 충남 예산군으로 이어졌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앞섰던 지역이지만 이날 예산시장길에는 이 후보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을 외치는 목소리 속에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손을 잡는 이 후보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이를 안아달라는 부모 요청에 경호원이 제지하자 "괜찮다"며 손짓해 경계를 풀어주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모든 문제에는 길이 있고 여러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며 "다음 달 3일부터는 새로운 희망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