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됐지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했다.

그러나 관세 인하 조치가 일시적인 데다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일부 관세가 경제에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굴스비 총재는 "관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를 동시에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은 분명히 줄었지만 여전히 무역분쟁 전보다 관세 수준이 3~5배 높기 때문에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11일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마치고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국 관세를 125%에서 10%로 90일간 낮춘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곧이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중국 관세 인하도 갈등 완화 측면에선 긍정적 신호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굴스비 총재도 "우리가 이런 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건 경제에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일이 아니다"라며 "내가 만난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나 인력 채용을 원하고 있지만 관세 유예 조치들이 언제든 무효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굴스비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연준의 신중한 통화정책 결정을 지지했다.

연준은 지난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했다.

굴스비 총재는 백악관의 대중 관세 인하 발표에 대해 "영구적이지 않으며 가까운 미래에 재논의될 것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며 "일부 발표는 주요 결정을 미루고 있어 미국 기업들이 손을 놓고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면 연준도 관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좀 더 명확해지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면서도 "이렇게 불확실성이 클 때는 (통화) 정책 결정의 기준을 매우 높게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