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네덜란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수감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80)이 필리핀 지방선거에서 자기 고향인 남부 도시 다바오 시장으로 당선됐다.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개표율 76% 기준으로 63.3%를 득표해 7.8%를 득표한 경쟁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다바오 시장으로 약 22년간 재직했다.
그의 두 아들도 이번 선거에서 당선됐다. 첫째 아들인 파올로는 국회의원으로, 다바오 시장이었던 둘째 아들 세바스티안은 다바오 부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부재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시장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아버지가 시장으로 취임할 수 있도록 계획이 수립될 것이라며 "ICC 변호사는 선거 결과 공문이 도착하면 그가 취임 선서를 할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선거 결과가 필리핀 정국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현 대통령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체포된 이후 지지율이 42%에서 25%로 떨어졌다. 반면 그와 극심한 갈등을 겪다가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두테르테 부통령의 지지율은 52%에서 59%로 올랐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네덜란드의 ICC 구금 시설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ICC는 두테르테 정부가 치른 '마약과의 전쟁'이 반인륜 범죄라고 보고 그의 초법적이고 체계적인 살인 행위에 대한 조사를 이어왔다.
한편 지난 1월 중순부터 지난 7일까지 이번 선거 기간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은 81건으로, 이에 따라 적어도 16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3일에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의 조엘 루마 리살 시장이 총을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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