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9승1무1패. 'K리그1 생존왕'으로 불리다 'K리그2 깡패'로 변신한 인천유나이티드의 현재 성적이다. 상대하는 팀들이 달라진 2부리그이기는 하지만 놀라운 전적이다. 최근에는 6연승 파죽지세. 아직 리그 일정이 많이 남아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은 충분히 '곧바로 승격'도 가능할 기세다.
만약 지금의 인천이 K리그1에 있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줄까 궁금해 하는 축구팬들이 꽤 있을 텐데 좋은 판이 깔렸다. 코리아컵(전 FA컵)에서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만난다.
울산과 인천은 14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4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16강에는 울산을 비롯해 K리그1 11개 클럽이 올라 있고 K리그2 3팀, K3리그 2팀이 합류한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하위리그 팀과 짝이 됐으니 울산에게 반가운 매치업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속사정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이겨도 본전' 느낌이 강한데 하필 내공은 1부팀 이상으로 평가받는 인천이니 부담이 곱절이다.
11경기를 마친 현재 인천은 승점 28로 2위 전남(6승4무1패 승점 22)에 6점 앞서 있다. 1승10패라는 처참한 성적의 최하위 천안(승점 3)은 물론 13위 안산(승점 8)과 12위 화성(승점 9)에 20점 가량 앞서는 압도적 질주다.
꾸역꾸역 결과만 얻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상적인 공수 밸런스로 완승을 거두는 경기가 많다. 11경기에서 22골을 터뜨렸으니 경기당 2골은 넣었다는 이야기고, 실점은 5개에 그치니 2경기에 실점 하나를 내줬다는 뜻이다.
근래는 더 대단하다. 6연승 중 최근 4경기는 다 3골씩 터뜨렸다. 그러면서 실점은 단 1골 뿐이어서 '2부 깡패'라는 우스갯소리도 무리는 아니다. 탈 2부급 전력으로 꼽히는 인천이 K리그1 디펜딩 챔피언을 만나니 흥미로운 대결이다.
K리그1 3연패에 빛나는 울산은, 올 시즌 들어 아직까지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8경기 시즌을 완주하면서 단 8번 패배에 그쳤는데 올해는 벌써 5번이나 졌다. '왕조'를 구축했다던 앞선 시즌과는 기운이 다르다. 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세대교체 폭이 너무 커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도 최근 이청용, 정우영, 황석호 등 베테랑들이 활약하면서 팀에 안정감이 생긴 것은 고무적이다. 최근 3경기 무패(2승 1무)다. 지난 5일 포항전(1-1)과 11일 제주전(2-1 승) 모두 수문장 조현우가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을 막아냈다는 '찜찜한' 내용이 있지만, 어쨌든 분위기는 바꿨다.
어렵게 상승 곡선을 탔는데 안방에서 '2부리그 팀'에게 덜미를 잡히면 타격이 크다. 울산은 지난해 코리아컵 결승까지 올랐다가 '동해안더비' 라이벌 포항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는데, 그 아쉬움을 씻어내려면 '2부 깡패'부터 꺾어야한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챔피언다운 모습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그래도 갈 길이 멀다. 나부터 스스로 채찍질하겠다"면서 "그동안 울산 팬들이 자존심 많이 상했는데, 빨리 그 아쉬움을 털어드릴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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