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머니S가 주최한 '트럼프 관세전쟁과 한국 경제 생존전략' 좌담회에서 '금융·경제 어벤저스'로 불리는 최고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과 불확실성으로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동한 법무법인 지평 고문(가천대 경영학과 교수)이 좌장을 맡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오건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가 패널로 참석했다.
오건영 단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미국 주식 시장이 뜨거웠다"며 "해당 기간 미국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해 미국 금리도 뛰었고 달러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서 '미국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미국 예외주의라는 말이 나오면서 전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초 관세 전쟁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폭락했다. 지난달 4일 나스닥이 6% 하락,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4% 이상 내리고, 다우 지수도 4% 내려 뉴욕증시 전체 시가 총액에서 4000조원이 하루 만에 사라진 바 있다.
미국 달러도 약세를 보인다. 15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00.800으로 전 거래일 마감 가격(101.115)보다 0.315포인트(0.312%) 하락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오 단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가 위험하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미국 주식 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외주의라는 말이 다시 나올 때까지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 국내 증시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 단장은 "최근 코스피 지수가 조금 반등하는 이유 중 하나로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는 모습들, 여기서 새로운 방향을 찾고 있는 것 아닐까 해석해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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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센터장 "달러 약세 속 비달러자산 수혜 기회"━
그는 "달러 약세가 조금 더 지속되면서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비달러자산, 한국 주식 등은 외국인 수급이 바뀌면서 빠르게 덕을 볼 수 있다"며 "2023년 1월 환율이 1400원 정도 하던 게 1220원까지 최근 몇 달 동안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 속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약 16조원 샀다"고 했다. 국내 경제가 좋아서 원화가 강한 게 아니기 때문에 장기화하지는 않겠지만 비달러자산으로 가격 메리트를 갖는 모습이 시작됐다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 속 투자자들은 미국에 자산을 모두 투자하는 것보다 국내 증시와 금 투자를 고려하는 등 분산을 택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학균 센터장은 "미국 자산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며 "사이클이 없는 자산은 없기에 늘 우상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간 코스피가 500에서 2000까지 4배가 올랐는데 미국 주식만 바라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오 단장은 투자자들에게 뉴스마다 휩쓸리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런 혼란 속 길목을 잡고 기다리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쪽 쏠려 있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달러가 약세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사더라도 환율 차익으로 인한 강점은 없다"고 했다.
그는 "자산 배분할 때 냉정하게 현재 뉴스를 너무 많이 따라가고 있지 않은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주식, 채권, 금 대체 자산 등 비율을 책정해 원칙을 정하는 전략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펀더멘탈은 남는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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