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5.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혁신, 쇄신, 개혁 등을 화두로 환골탈태 의지를 다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새 집행부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김승희 신임 전무이사가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김승희 전무는 21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각오와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김 전무는 모두 발언에서 "축구협회 55대 집행부에서 전무이사를 맡았는데, 감사하고 두려운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밖에서 축구협회를 건전하게 비판했던 사람으로서 행정 및 실무 책임자가 돼 언론 앞에 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실업 축구와 K3 현장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묵묵히 일한 내게 막중한 일을 맡긴 것은 축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라는 상징적 요청이 아닌가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희 전무는 현역 시절과 지도자 생활을 오직 대전 코레일에서만 보내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다. 과거에도 선수 출신 전무이사는 있었으나 홍명보(현 대표팀 감독), 박경훈(현 수원 삼성 단장) 등 프로와 대표팀 경력이 화려한 스타출신이었다. 실업리그와 K3에서만 활약한 김 감독의 발탁은 그야말로 파격이다.

김 전무는 "많은 사람이 축구협회를 질타하며 혁신과 변화를 요구했다. 협회 창립 이후 이토록 거센 변화 요구는 처음"이라면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전무이사는 단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자리"라고 했다.

이어 "함께 집행부에 선임된 이용수 부회장은 축구협회 행정 경험이 많고 인생 선배다. 부족한 부분을 보조해 주고 조언해 준다. 신뢰를 갖고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다른 임원, 위원장들도 잘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첫 공식 석상에서 김 전무는 앞으로 나아갈 큰 방향도 제시했다.

우선 현장과의 소통 강화를 내세웠다. 그는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도 현장이 움직이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다.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가는 방법 찾겠다"면서 "현장의 의견을 수용해 일방이 아닌 양방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그동안 소통을 통해 신뢰를 얻으면서 축구 인생을 살아왔다.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정직한 소통으로 축구 발전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현장의 지도자, 축구협회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는다면 어려운 일도 잘 풀릴 것"이라고 소통을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5.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도 큰 숙제다. 그는 "축구협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고 그런 과정에 합당한 결과를 만들겠다"며 "무너진 신뢰를 차근차근 올리겠다. 하루아침에는 안 될 것이다. 끊기 있게 지치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

팬들은 축구협회를 불신하고 있다. 김 전무는 "스포츠는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축구 경기를 할 때도 공정함이 필수"라면서 "팬들은 시속 100km로 달리는데, 종목 단체들이 그 속도를 못 따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팬들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을 내다본 포석으로 축구 산업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김 전무는 "국내 축구계가 마주칠 불투명한 미래를 대비해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며 "축구를 즐기는 보통 사람들의 저변을 확대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또 축구 시장을 확대, 좋은 인재가 축구 산업에 유입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이사는 "어렵고 힘든 과제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축구협회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또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지혜를 청해 가시적인 성과를 팬들에게 보고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공석인 23세 이하(U23) 감독은 이번 주 안에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을 비롯해 김호영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김도균 서울이랜드 감독, 김은중 수원FC 감독, 이미연 문경상무 감독, 전 국가대표 전가을, 김종진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7일 첫 회의를 열어 U23 감독 선임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김 전무이사는 "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2개월 늦어지고 집행부 구성도 지연됐다. 조직개편 이후 전력강화위원 선정하는 부분도 시간이 걸렸다"면서 "급하게 진행하면 감독 선임에 문제가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면서도 공정한 절차를 거쳐 새 감독을 뽑을 것이다. 마지막 절차만 남았고, 금주 내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리그1에서 논란이 된 광주FC의 국제축구연맹(FIFA) 연대 기여금 미납 문제에 대해서 "협회도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광주 구단과 함께 FIFA에 공문을 발송했다. FIFA와 소통해 결정이 나오면, 그것에 따라 결론을 내리겠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전문가들과 논의,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는 지난 2023년 외국인 공격수 아사니를 영입할 때 발생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약 420만원)를 미납, 지난해 12월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업무를 맡은 담당자가 인수인계 없이 휴직한 광주는, 징계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올 시즌을 앞두고 약 10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문체부 담당자들과 몇 번 소통했다. 개선 요구 사항도 인지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로 해결해야 한다.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특정감사 후 정 회장 등 임직원 16명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축구협회는 이의 신청을 했지만 문체부가 받아들이지 않아 법원에 행정 소송을 냈다. 법원에서는 최근 징계 집행 정지를 인용했지만 문체부가 재항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