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고마진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성장에 힘입어 짐펜트라 부진을 상쇄하고 연매출 5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신규 바이오 제품 매출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셀트리온이 짐펜트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마진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세에 힘입어 연매출 5조원 달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약가 인하 정책 등 외부 환경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짐펜트라는 매출 130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올해 미국 매출 목표를 기존 7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짐펜트라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재 이후에도 사보험 등재까지 9개월 이상 소요되고 있다"며 미국의 복잡한 유통 구조를 간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핵심 매출원으로 기대를 모은 짐펜트라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매출 5조원 목표 달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두고 서 회장은 "짐펜트라의 매출은 줄어들 예정이지만 다른 품목에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며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에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고마진 바이오시밀러 신제품을 앞세워 실적 공백을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의 1분기 신규 바이오 제품 매출은 3470억원으로, 전년 동기(2140억원) 대비 62.1%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제품별로는 램시마 SC 1350억원, 유플라이마 1180억원, 베그젤마 580억원, 스테키마가 210억원을 기록했다. 램시마 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5%, 76.1%, 65.7% 증가했다.
정책 수혜·고마진 포트폴리오 전환에 실적 기대감 '쑥'
사진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그래픽=김은옥 기자
순조로운 실적 흐름에 더해 외부 정책 환경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바이오시밀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미국은 고가 오리지널 의약품이 우선 처방집에 등재되고 이후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을 통해 2~3개가 추가 등재되는 구조다. 여기에 중간 유통사 리베이트로 가격 경쟁력이 강점인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이 높게 형성돼 시장 확장이 제한돼 왔다.

약가 인하 정책은 PBM 등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 골자로, 오리지널 의약품 중심 제약사의 유통 지배력이 약화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시장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20일(현지시각) 제약사가 따라야 할 최혜국 수준의 약가 기준을 제시했다. 해당 기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국민 소득이 미국의 60% 이상인 국가 중 가장 낮은 약가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서 회장이 최근 온라인 간담회에서 언급한 전망과 유사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고마진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보유 중이며 올 하반기에 옴리클로, 아이덴젤트, 앱토즈마, 스토보클로&오센벨토 등 수익성 높은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성장동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 1분기 전체 바이오 제품 매출에서 신제품 비중은 45%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셀트리온은 연말까지 신제품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 성장세는 주요 제품인 램시마 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의 고성장세가 견인할 전망"이라며 "신제품으로 인해 바이오 제품의 매출 비중은 하반기 큰 폭의 상승세가 예상되며 원가율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