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출산 정책에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아동수당 지원을 18세까지 확대하고 자녀 양육 지원을 위해 세액·소득공제 확대 방안을 내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결혼·출산 시 청년주택 주거비를 지원하고 신혼부부 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등 주거 지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세제 혜택 등 자녀 양육 지원에 집중했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은 18세까지 점진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모든 근로자에 대해서는 육아휴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자녀 수에 비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공제 한도 상향도 추진한다. 초등학생 예체능학원·체육시설 이용료는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신혼부부를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난임부부 치료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돌봄과 일·가정 양립 방안으로는 ▲공공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강화 ▲지방자치단체 협력형 초등돌봄 추진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수업료 지원 등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 달리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먼저 강조했다. 결혼 시 3년, 첫째 아이 출산 시 3년, 둘째 출산 시 3년 등 총 9년 동안 청년주택 주거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 전세 대출 기간을 연장하고 신혼부부 디딤돌·버팀목 대출 소득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임신·출산 지원 공약으로는 ▲난임생식세포 동결·보존 건강보험 급여 항목 포함 ▲가임력 검사 및 난임 시술비 지원 ▲임산부 검진 및 분만비 지원 확대 등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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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이어 고령사회 대응 정책… "지원체계 마련" 한목소리━
두 후보는 한국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꼽힌 고령사회 대비를 위한 복지 정책도 내놨다.이 후보는 통합 지원체계 마련을 공약했다.
치매·장애 등으로 재산 관리가 어려운 노인을 위해 공공신탁제도를 도입한다.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고령자 친화 주택과 은퇴자 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도 확대하며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에 적용하기로 약속했다. 노인 등이 집에서 의료·돌봄서비스를 받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노후 소득 보장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맞춰 정년 연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주택연금 제도를 개선해 노후 소득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 역시 노인 돌봄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사회 서비스형 노인 복지 일자리를 늘려 자립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어르신 데이케어센터 이용시간을 늘리고 요양병원 간병비는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등 돌봄 강화 방안도 내놨다.
노인 복지 정책으로는 ▲치매 안심 국가책임제 강화 ▲치매 돌봄 코디네이션 확대 ▲어르신 건강심부름택시 운영 등을 공약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예방접종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늘리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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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존 정책과 크게 다를 바 없어… 고민한 흔적 안 보여"━
다만 거대양당 대선 후보의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의 논의와 유사한 정책일뿐더러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획기적인 정책은 없다는 설명이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정책은 내용이 굉장히 다양해야 하고 전 연령대에 걸친 욕구까지도 촘촘하고 세밀하게 담아야 한다"며 "(대선 공약이) 출산할 의지가 있고 환경이 갖춰진 이들에게만 실효성 있는 정책에 머물러 있어 구조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도 "두 후보가 제시한 일부 정책의 필요성은 크지만 대부분 이미 시범사업으로 시행 중인 정책을 강화하는 수준"이라며 "아무리 조기 대선이라지만 고령화로 복지 수요가 급증하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상림 서울대 연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인구 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나온 인구 전담 부처 설치 문제에 대한 입장은 아무도 표명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대학 한 교수는 "'지금 벌어진 일을 어떻게 해결하겠다'보다는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정책이 나와야 할 때"며 "서로 경쟁적으로 그럴싸한 공약을 내걸었을 뿐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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