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이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대0 승리 후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고 있다. 2025.5.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손흥민은 톱클래스 선수다. 2020-21시즌 아시아선수 최초로 EPL 골든 부트(득점왕)를 수상했고, 2020년에는 '번리전 70m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푸스카스상도 받았으며, 2020-21시즌에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팀에도 이름을 올린 것 등 기록과 발자취가 충분히 입증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톱클래스'나 '레전드'라는 단어가 나오면 손사래 치기 바빴다. 그렇게 겸손한 손흥민도 유로파리그 우승 후에는 거드름을 피웠다. 물론 농담 섞인 행동이다.

토트넘은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24-25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21분 투입돼 25분가량 뛰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토트넘은 17년 만에 한을 풀었다. 유럽대항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1984년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우승 이후 무려 41년 만의 쾌거다.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의 감격은 더하다.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이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손흥민은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는데, 이번 우승 전까지는 어떤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시상식에서 가장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긴 아쉬움을 털어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UEFA 유로파 리그(UEL) 결승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꺾은 뒤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5.05.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손흥민은 우승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이제 난 전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왜 안되겠는가"라며 활짝 웃었다.

"오늘만"이라고 말하며 농담이라는 뜻을 전했는데, 그만큼 행복하다는 감정이 충분히 전해졌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전까지는 난 전설이라 불릴 수 없다"고 했는데, 스스로 벽을 넘었다.

그는 "내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인데 오늘 현실이 됐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책임감이 큰 손흥민은, 그리고 우승이 너무 목말랐던 그는 심리적인 부담이 컸다고도 고백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앞두고 일주일 동안 결승전에 대한 꿈을 꿨다"는 말로 압박감이 컸음을 고백한 뒤 "이제 비로소 편안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소니(손흥민 애칭)가 지난 10년 동안 오늘 같은 기쁨을 누리기 위해 숱하게 노력했으나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면서 "소니에게 이런 날이 오기를 정말 바랐다"며 그를 격려하고 축하했다.

맨유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치른 454번째 경기였다. 트로피가 없어도 충분히 레전드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선수인데 이제 더 홀가분해졌다.